"기계와 노동자, 그 사이에 대해"

창원지역에 터 잡고 활동하는 노동시인으로 잘 알려진 표성배의 신작 시집이다. 의령 출신인 시인은 지난 1995년 제6회 '마창노련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예의 그의 시에는 공장과 기계,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표제시 '기계라도 따뜻하게'에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사실, 내가 다가갈 수 있는 것은/기계뿐이지만 … 기계라도 따뜻하게/내 말에 귀를 좀 기울여 주었으면/참 좋겠다".

자본의 이윤 창출 도구인 기계에 뭔가 적대감을 앞세울 법도 하지만 그는 섣불리 주먹을 들거나 단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느새 기계와 동화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시인은 "사이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했다. "아직은 마음이 내 밥그릇에 먼저 가 있다. 내 사는 게 이렇듯 늘 어중간하다"고 고백하며.

136쪽, 문학의전당,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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