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야기] (105) 생물다양성

5월이다. 꽃잎이 떨어지고 온 세상은 초록으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농부들은 모내기 준비에 여념이 없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와 새끼를 키우느라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제비는 왠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농부가 쟁기질할 때 둥지를 짓기 위해서 열심히 흙과 지푸라기를 물어다 나르던 기억, 아침에 자명종처럼 지지배배 시끄럽게 울던 기억, 새끼들을 위해서 열심히 먹이를 잡아오던 기억, 지친 하루를 마감하고 처마 밑에서 조용히 꿈나라로 빠진 모습을 비롯해 우리 일상과 함께했던 제비는 또 하나의 가족이었다.

무관심했던 어느 순간부터 제비는 우리 곁을 떠났다. 시골 집 처마 밑에 여름이면 어김없이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웠지만 요즘은 시골에서도 제비를 볼 수 없다.

제비가 사라진 이유는 여러 가지다. 예를 들면 논의 건강성 악화, 농업 방식의 변화, 농촌 인구의 감소, 인도차이나 반도를 비롯한 제비 월동지 환경의 악화 등 복합적이다.

   

이유야 어쨌든 제비의 개체수 감소는 인간의 생활과 매우 밀접하다. 우리가 생물다양성을 이야기하면서 완전한 멸종에 직면한 종 보전을 위한 보전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좋지만, 흔하기는 하지만 점점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생물종에 대한 관심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제비를 지키기 위해서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에서 경남도내 제비의 총조사 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일본의 사례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일본의 이시카와현은 1970년부터 40년 넘게 지역의 제비 총조사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제비 조사는 전문가도 참여하지만 주로 어린이들이 조사 요원으로 참가하여 자기가 사는 동네의 개체수와 둥지를 모니터링하고 그 자료를 수집하여 지역의 제비 서식실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고 있는 제비./경남도민일보 DB

일본의 사례 발표를 위해서 일본 NPO법인의 고야마 가즈오 씨가 '일본 제비 관찰 전국네트워크 활동 소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시카와현의 제비 총조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시모자와 마사미 씨가 '일본 이시카와현 고향의 제비 총조사 사업과 성과'에 대해서 발제를 한다.

또 일본에서 환경교육을 전공한 한국환경교육 네트워크 오창길 운영위원장이 '일본의 제비조사활동을 통한 환경교육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마산합포구 진동면 일대에서 제비 모니터링을 하는 현장교육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11일(토) 마산합포구 진동면 종합복지관에서 오전 9시에 시작할 예정이며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관심이 없으면 사실상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호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게 된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하여 생물다양성에 기여하고 환경교육도 병행하며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일본의 사례는 본받을 만하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노력은 아주 가까운 데 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일반인들도 우리 주변에 제비가 둥지를 틀고 살아가고 있는지, 제비 둥지를 허무는 사람들은 없는지, 제비 보전을 위해서 나로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아련한 추억 속에 남아 있는 나만의 제비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되새겨 보고 보호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자.

/이찬우(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사업지원팀장)

'환경 이야기'는 경남도 람사르 환경재단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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