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산, 직소폭포 가는 길, 산막이 옛길, 광릉수목원, 절물 자연휴양림 등

온통 싱그러운 봄빛이다. 오월, 신록의 계절이라고 불릴 정도로 산빛도, 물빛도, 하늘빛도 초록 세상이다. 신록을 예찬하며 그 신록에 파묻혀 자연과 온전히 하나가 되는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모든 것에서 벗어나지는 자연의 품속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이것이 초록여행의 시작일 것이다. 여기에선 이미 널리 알려진 여행지부터 아직은 덜 알려진 곳을 초록여행지로 선정해봤다.

열 번을 넘게 이곳을 다녀왔는데도 직소폭포 가는 길에서 만나는 산정호수는 매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하늘이 바로 눈앞인데 / 이곳이 무한 천공이란 생각이 든다 // 여기 와서 보니 / 피안이 이렇게 좋다 // 나는 다시 배운다 / 절창의 한 대목, 그의 완창을" (천양희 시 '직소포에 들다' 가운데).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폭포까지는 2.2km, 왕복 4.4km로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쉬이 다녀올 수 있는 평탄한 길이다. 그러나 그 길의 풍광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선인봉, 실상사 터, 봉래구곡, 산정호수, 선녀탕, 분옥담 등 폭포로 가는 길은 잠시라도 한눈을 팔 수 없는 비경의 연속이다. 이 산길이 다소 짧다고 여겨진다면 재백이 고개를 넘어 내소사로 가거나 월명암을 올라 남여치까지 이르는 길을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주 절물 자연휴양림

산막이 마을이 있는 칠성면 사은리 일대는 조선 시대부터 유배지였을 만큼 멀고 외진 곳이었다. 댐이 생기고 나서 50년간 섬 같은 육지로 고립된 산막이 마을은 배가 아니면 건널 수 없었던 오지 중의 오지였다. 덕분에 달래강은 아직도 천연의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다. 2009년에 이 길이 열리고 난 후 이곳을 찾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제주 올레, 지리산 둘레와 더불어 이곳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기도 하였다. 예전에는 이곳에도 35가구 정도가 살았던 제법 큰 마을이었는데, 댐이 생기고 난 후에도 15가구가 남았다고 한다. 지금은 세 가구만 살고 있다.

산이 막혀 길이 끝나는 산막이마을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에 있다. 산막이 마을을 가려면 '괴산수력발전소'를 찾으면 제일 쉽다. 수력발전소에서 강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이 외사리 사오랑마을이다. 복원된 산길을 따라 2.5km 정도 가면 산막이 마을이 나온다. 길은 누구나 편히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다.

비하대가 병풍처럼 깊고 넓은 소를 둘러싸고 쌍 굴인 관음굴 옆으로 두 폭의 폭포가 물줄기를 쏟아낸다. 연산폭포로 가는 구름다리가 폭포 위로 걸쳐 있다. 신선이 학을 타고 오르내렸을 학소대, 구름다리를 건너면 연산폭포다. 내연산 최고의 폭포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폭포로 하늘에서 떨어져 검푸른 소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대하다.

포항 내연산 폭포

내연산은 경북 포항시 송라면에 있다. 보경사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하고 보경사 옆 수로를 따라 등산로로 접어들면 된다. 제6폭포인 관음폭포와 제7폭포인 연산폭포까지는 2.5km 정도로 쉬엄쉬엄 가도 왕복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다. 아이들과 함께 오르기에도 무난한 산길이다.

이곳에서 난 벌써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일상의 번잡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발걸음도 조심조심, 최대한 숨을 죽이고 한 발 두 발. 때론 땅을 향해 허리를 낮추고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소란스런 소리들은 이내 나무와 나무 사이에 묻혀 버린다.

절물휴양림 안에는 삼울길, 생이소리질(새소리길), 오름길, 장생의 숲길 등이 나 있다. 입구에서 시작되는 삼울길과 생이소리질은 5.6km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오름길은 800m 정도로 생이소리질과 이어지며 장생의 숲길은 11.1km로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외에도 휴양림 안에는 코스별로 다양한 길이 있어 시간과 체력에 따라 적당한 산책 코스와 트레킹 코스를 정하면 된다.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은 제주시에서 20여 분 거리에 있다. 제주시 명림로 584에 있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이다. 숲속의 집, 휴양관 등에서 숙박도 할 수 있는데, 매달 1일 9시부터 다음 달 예약이 시작된다. 휴양림 이용에 관한 자세한 것은 절물휴양림 홈페이지(http://jeolmul.jejusi.go.kr)를 참고하면 된다.

'광릉수목원'으로 더 알려진 국립수목원은 광릉숲에 자리하고 있다. 광릉숲은 조선 세조가 세상을 떠난 해인 1468년부터 국가적으로 엄격하게 보호·관리되어 왔다. 세조는 생전에 이곳을 둘러보고 능터를 정한 후 경작과 매장을 금했다. 이후 조선왕조 내내 풀 한 포기 뽑는 것조차 금기시된 보호지역이었다.

국립수목원은 사전에 예약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개방하며 일요일, 월요일, 신정, 설날, 추석연휴는 쉰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 예약, 대중교통 이용 등 자세한 사항은 국립수목원 홈페이지(http://www.kna.go.kr)를 참고하면 된다.

/김천령(김천령의 바람흔적·http://neowind.tistory.com/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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