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최근 낙태 문제와 공화당원에 관해 자신의 지나치게 솔직한 견해를 표명, 결과적으로 다시한번 ‘말 실수’를 했다.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열린 로마 가톨릭교회 지도자들과의 면담에서 대화 내용이 백악관 기자실로 중계되는지도 모르고 그만 속내를 털어놓게 된 것.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선공약인 ‘바우처 계획’을 둘러싼 논쟁을 ‘오르막 전투’라고 표현하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바우처 계획이란 자녀를 사립학교나 교구 부속학교에 보내는 부모에게 정부가 바우처(수업료 지불증서)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부시 대통령은 이 계획이 도시 근교의 부촌에 사는 공화당원들에 의해 입안된 것임을 설명하면서 “정치적으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바우처’라는 용어 대신 학생들이 실패한 학교(공립학교)를 떠날수 있도록 해 주는 `기회 장학금'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이는 자신이 승리하고자 하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회 지도자들에게 “낙태에 관한 논쟁도 이와 다르지 않다”면서 ‘프로라이프’(임신중절 합법화 반대) 측면에서 이를 논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들 두가지 문제의 두가지 측면에 관한 입장에는 뿌리깊은 편견이 있다고 전제한 뒤 “알다시피 이들 논쟁에 사용되는 언어는 결코 생명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반 생명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하는 말이 마이크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마이크는 사진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기자들에 대한 코멘트용으로 설치됐으나, 기자들이 방에 들어오기전 미리 켜진 상태였다.

부시 대통령이 마이크 때문에 겪은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선 유세도중 부시와 딕 체니 부통령은 자신을 취재하는 기자를 상대로 한 저속한 코멘트가 방송을 타는 바람에 곤욕을 겪기도 했다.

당시 부시 후보는 지난해 9월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에서 열린 유세현장에 뉴욕타임스의 애덤 클라이머 기자가 나타나자 체니 부통령 후보에게 “저기 애담 클라이머가 있네. 뉴욕 타임스에서 최고로 X같은 녀석…”이라고 했고 체니 후보는 “맞아요. 정말 그렇죠”라고 맞장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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