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 임종윤·김은경 커플

'3년 연애를 믿음 삼아 앞으로의 동행을 약속하고자 합니다.'

내달 4일 결혼식을 앞둔 임종윤(28)·김은경(28) 커플은 결혼 청첩장을 들여다봤다. 참 시간이 빨리도 흘렀다 싶다.

종윤 씨 어머니는 NGO대학원 과정을 밟았다. 어머니 눈에 한 여자가 들어왔다. 그곳 조교 은경 씨였다. 참 싹싹하고 야무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우리 아들 종윤이도 이 학교에 다녀요. 그 나이답지 않게 참 성실하고 착해요. 마음 있으면 만나볼래요?"

   

종윤·은경 씨는 어머니를 통해 서로의 존재 정도만 알았다. 그러던 2010년 3월, 또 다른 인연이 이어졌다.

군 제대 후 복학한 종윤 씨에게는 수강신청도 만만찮은 일이었다. 그때 한 친구가 "내가 아는 조교가 있는데 그 친구한테 부탁해 봐라"고 했다. 은경 씨였다. 말로만 들었던 서로는 그렇게 첫 대면을 했다.

은경 씨 도움으로 수강신청을 무사히(?) 마친 종윤 씨는 이미 결심을 했다. 도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저녁을 샀다. 대화를 나눠보니 생각이 잘 맞았다.

종윤 씨 얘기다.

"첫 느낌부터 좋았죠. 친절하고 주변을 잘 챙기는 스타일이었어요. 저녁을 먹으며 술도 한잔했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뭐랄까…. 삶의 방향이나 가치관이 저와 아주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로는 학과 사무실에 빵·커피·과일주스 같은 걸 사다 주며 구애를 했죠."

은경 씨 얘기도 들어보자.

   

"첫 만남에서 저를 좋아한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그런데 저녁 먹던 그날 2차로 맥줏집에 갔어요. 옆 테이블에 둘 다 아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저 없을 때 그 테이블에서 '은경이한테 관심 있다'는 얘길 했나 봐요. 다음날 학교 가니까 소문이 퍼져있었어요. 이미 빠져나갈 수 없게 된 거죠. 부끄럽기도 했지만, 사실 기분이 좋았어요." 그렇게 첫 만남 이후 한 달도 안돼 교제에 들어갔다.

어느 날 학교에서 종윤 씨 어머니가 은경 씨에게 "오늘 우리 아들하고 데이트한다며?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했다. 자연스레 은경 씨는 종윤 씨 집에도 자주 놀러 갔다. 무뚝뚝한 아버지도 은경 씨 앞에서는 흐뭇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후에 아버지는 은경 씨 권유로 기타를 배우기도 했다. 아들이 권유했을 때는 심드렁했던 모습을 바꾸고 말이다.

워낙 싹싹한 종윤 씨도 은경 씨 고향 집에 자주 갔다. 양가에서는 이미 서로를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종윤 씨도 결혼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세상 살아가는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인 꿈도 개인만이 아닌 사회구성원들과 함께하는 그런 것들이었어요. 제 친구들 모임에 함께 갔는데 하나같이 '여자가 아깝다'라고 했어요. 좀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기분이 좋았죠. 그러면서 '아, 이 여자와 결혼해야겠구나'라는 확신을 했죠."

지난 3년간 차이를 좁혀가는 시간도 많았다.

은경 씨 말이다.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둘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었죠. 그런데 종윤이는 사람을 워낙 좋아해서 주변 챙기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요. 그런 점 때문에 좀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어요. 내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죠. 그러면서 조금 더 배려하고, 서로 바꾸려고 노력하면서 극복했죠."

남들은 결혼식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심란해진다고 한다. "좀 긴장되기는 하지만, 잘 모르겠네요. 은경이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결혼 준비로 좀 지칠 때도 있었지만, 너무 재미있고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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