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토론은 3년 날치기 처리는 3분

3년 넘게 끌어온 창원시 청사 문제가 날치기 처리되는 데는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23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창원시청 소재지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은 마지막 안건으로 올랐다. 이는 현 임시 청사를 시청사 소재지로 확정하는 내용이다. 문순규(마산) 의원은 '마산시 분리가 최종 확정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는 단서 조항을 포함한 수정 동의안을 발의하고자 했으나 배종천 의장은 "특위 합의서에 마산시 분리 건의안이 가결되면 마산 의원은 청사 소재지와 명칭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며 거부했다.

창원 출신 의장은 회의를 밀어붙이려는 의지가 강해 보였고, 마산 의원은 우왕좌왕한 모습이었다. 배 의장은 안건 상정 뒤 "지역 대표의원 3명씩 구성됐던 특별위원회 합의대로 대표성을 부여받아 질의와 토론을 생략하겠다"고 밝혀 마산 의원의 반발을 샀다.

오후 4시 30분께 의사봉과 회의 서류 등이 날아가는 소동이 있었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오후 5시 30분이 지나 의원 대다수가 퇴장했다. 마산 의원 일부만 의장석에 오르는 계단을 막고 서 있었다.

오후 9시께 나가 있던 배 의장과 창원·진해 의원 일부가 회의장에 들어왔다. 이 즈음 "회의합시다"는 소리가 의장석 쪽에서 들렸다. 이어 의장석 오른쪽 계단에 앉아 있던 정영주(창원) 의원이 일어서서 김윤희(마산) 의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김동수(창원)·박삼동(마산) 의원도 맞섰고, 이 틈을 타 배 의장은 의장석 왼쪽 난간을 타고 올랐다.

의장 양옆으로 이상석·이희철(창원) 의원이 밀착해 회의 진행을 도왔다. 뒤편에는 방종근·홍성실·김문웅(창원), 심경희·조재영(마산) 의원이 뒤엉켜 몸싸움을 했다. 이 와중에 배 의장은 토론 종결과 의결을 선포했다. 이때 배 의장은 의사봉 대신 주먹으로 탁상을 두드렸고,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김종식·이형조(마산) 의원까지 엉켰다. 김종식 의원은 탁상 위로 뛰어올라 몸으로 덮쳐 막으려 했다. 이후 거칠어진 몸싸움에는 이찬호(창원)·이명근(마산) 의원도 가세했다.

몸싸움은 짧게 끝났고 배 의장은 의장석에서 내려가며 "산회를 선포합니다"고 말했다. 마산 의원은 화를 내며 "무효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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