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진상조사위원회 "안전 미검증 콘크리트 블록 사용" 주장

유실된 낙동강 임해진 보강공사에 사용한 콘크리트 호안블록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4대 강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4대 강 조사위원회'가 22일 낙동강 현장조사를 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 등이 참여한 낙동강 현장조사단은 이날 창녕군 부곡면 청암리 임해진 아동배수문 주변 호안보강공사장을 둘러봤다.

지난 18일 1차 현장조사 당시 목격된 무너진 호안과 끊긴 콘크리트 선착장 진입로는 평탄작업으로 없어졌지만 호안에는 콘크리트 블록이 깔려있었다.

박 교수는 현장을 보면서 "걷어내야 한다. 환경부 지침대로라면 못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도 "돌망태는 이해하지만 이건 안 된다"고 말했다. 검증 안 된 콘크리트구조물 사용은 생태에 반하는 것인데다 하류 쪽 가까운 곳에 본포취수장 등 식수를 공급하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낙동강 현장조사단 박창근 교수(맨 오른쪽)가 낙동강유역환경청 직원에게 임해진에 설치된 콘크리트 호안블록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표세호 기자

현장조사단 활동을 따라온 낙동강유역환경청 직원과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낙동강환경청 환경평가과 관계자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박 교수는 "환경청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또 임 실장은 "독성검사를 해봤느냐"고 물었다.

지난해 태풍 때 유실된 곳을 복구하는 아동배수장 저수호안정비 공사는 진영국토관리사무소가 지난해 12월부터 360m 구간에 식생호안블록을 설치하는 것으로 5월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 공사는 환경청과 환경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 나온 환경청 관계자는 "지난해 재해로 진행되는 공사라 별도로 환경청과 협의한 것은 없다. 자료를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호안블록의 강도 등 안전성 문제도 제기됐다. 현장에 설치된 블록 중에는 군데군데 귀퉁이가 깨진 것이 있었고, 돌로 쳤을 때 쉽게 깨지는 것도 있었다. 시공사 관계자는 "안산암이 재질로 사용하는데 적합한 것이다. 제품 일부 약한 게 있는데 공사를 하면서 많이 깨진 것은 시공 중 빼낸다"고 설명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조사단은 임해진 저수호안 유실이 4대강 사업에 따른 부작용인 역행침식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자연침식과 지난해 태풍으로 추가 유실한 곳이라면서 낙동강 사업과 무관하다고 반박했었다.

그러나 임 실장은 "건너편 모래톱이 수십미터 형성돼 있었는데 준설로 물흐름이 바뀌어서 임해진 쪽으로 물이 치면서 호안을 깎아 먹은 것"이라며 "배수문 콘크리트 구조물을 경계와 공사한 곳을 비교하면 호안이 더 안쪽으로 들어와 있다. 예전 선착장 진입로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20~30m 더 호안이 침식으로 밀려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조사단은 합천창녕보와 창녕함안보 안전관련 조사, 침식이 일어나는 황강·신반천·임해진 등을 둘러봤다.

한편, 지난 1월 보안정성에 문제가 있고 수질이 악화했다는 감사원 결과 발표 이후 정부는 4대 강 사업을 검증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조사위원회 구성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