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지하철 민생탐방 일정의 `사전연출' 의혹을 제기, 여야간 논란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이 총재의 지하철 민심탐방이 출연진까지 미리 배치하는 등 사전 치밀한 각본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논평을 내며 공세를 취한 데 대해 처음엔 코웃음을 치며 무시했다가 사안의 민감성을 뒤늦게 깨닫고 부랴부랴 문제가 된 여학생의 소재를 찾는 광고를 자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급히 띄우는 등 파문 확산 차단에 주력했다.

앞서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지하철 민심탐방 때 이 총재 옆자리에 어떻게 한달을 사이에 두고 같은 시각에 같은 여대생이 앉아서 환하게 웃고 있느냐”면서 “한 달에 딱 한 번, 한 코스를 다섯 정거장 정도 이용하는 사람(이 총재)이 통학을 위해 매일 전철을 타는 사람과 나란히 앉을 확률은 10억분의 1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측은 “그 여대생은 같은 코스를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이어서 우연히 다시 마주친 것일 뿐 전혀 사전 기획된 것은 아니었다”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반박논평을 통해 “민주당 대변인이 저질논평을 추방하자고 선언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같은 저질 행각을 벌이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행태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발끈했다.

한편 이 총재 옆 좌석에 있던 명예퇴직 교사 출신의 중년여성도 `공교롭게도' 이 총재를 수행했던 전재희 의원과 고교 동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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