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경남도민일보 1면에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코너가 있다. 지역민의 소소한 삶 이야기를 전하는 '함께 ~해주세요' 코너다. 4개월째 접어든 코너가 전한 이야기만도 벌써 50건이 넘는다. 그 안에는 친구 결혼, 조카 생일, 국토대장정 완주, 여동생 취업 등을 축하하는 사연은 물론 동아리 회원 모집, 교생 실습, 멘토 형의 상경, 친구의 직장생활을 응원하는 메시지 등도 있었다. 또 산불 감시요원과 면사무소 직원, 묵묵히 자원봉사를 지원하는 페인트 가게 사장님을 칭찬했던 따뜻한 사연과 부모님 결혼기념일 축하, 아들의 지방기능경기대회 참가 응원 등 가족애가 묻어나는 글도 있었다. 200자 원고지 2~3매 속에 풀어놓은 사연들은 저마다 웃음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사람 냄새를 물씬 풍긴다. 물론 사연이 전하는 기쁨과 감동이 모두에게 같게 전해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사연 주인공과 그를 아는 사람에게는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 잠시나마 쉬어가는 공간이자, 유용한 힐링이 되었을 테다.

코너가 처음 지면에 실렸을 때부터 나왔던 이런저런 말도 여전하다. 전보다 줄었다고는 하나 '신문이 방정맞다', '지면 낭비다'와 같은 시각도 남아있고, '있는 줄도 몰랐다', '지어낸 이야기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그 중 대다수는 '언론의 사회적 역할'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고 묻는다.

하지만 이 코너가 그 역할을 등한시하며 등장한 것은 결코 아니다. 코너는 지역 사회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도 유지하되, 지역민에게 더 밀착한 신문을 지향하며 만들어졌다. 더불어 독자가 직접 참여하는 신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반영한 결과다.

   

이처럼 '함께 ~해주세요'는 철저하게 독자 참여를 지향한다. 그리고 억지 이야기가 아닌 지역민의 소소한 일상이 모여 위대한 스토리·기록이 될 것을 확신하며 진행 중이다. 물론 아직 전화나 SNS를 통해 게재 가능 여부를 물어오는 독자도 많다. 그럴 때마다 기자의 답변은 한결같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일단 보내만 주세요. 사진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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