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보]경남도의회 앞은 아수라장

[8보]경남도의회 앞은 아수라장

오후 4시께 진주의료원 직원 40여 명이 도청철탑 농성장을 방문해 농성 중인 두 노동자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애당초 이들은 도청 별관을 한 바퀴 돈 뒤 짐을 둔 경남도의회로 향하려 했다. 하지만, 경찰에 가로막혀 본관으로 선회했다. 그사이 경찰은 버스와 승용차, 일부 병력을 이용해 경남도의회 입구를 원천 봉쇄했다. 곧이어 진주의료원 직원들이 도착했고, 도의회 입구는 짐을 찾으려는 진주의료원 직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공무원이 뒤엉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아수라장 된 경남도의회 앞 /이창언 기자

 [7보]이정희 통합진보당대표, 김미희 국회의원 도청철탑 농성장 방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김미희 국회의원이 오후 4시 40분께 도청철탑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정희 대표는 강수동 지부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진주의료원 사태가 심각하게 이 정도까지 갈줄은 몰랐다. 홍준표 도지사가 2008년 한나라당 원내대표 때 하던 날치기를 그대로 하고 있다. 오면서 보니까 경찰을 동원하고 하는 모습이 2008년과 똑같다. 국민들 전체가 공공의료 지켜야 한다고 하고 있는 판에 정말 너무한다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태는 박근혜 대표 공약에도 완전 어긋나는 것이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부탁 말씀도 드렸는데…. 앞으로 어떤 노력을 다하더라도 반드시 폐업을 막아서 진주의료원이 살아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했다.

이어 전화를 받아 든 김미희 의원은 "오늘 밤을 여기서 보내고 내일 올라갈 예정이다. 저는 탑 아래까지 갈 수 있을지 알았더니 이렇게 멀리서만 통화한다니까 참 아쉽다. 하여튼 공식적으로는 새누리당 당 차원에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자는 것이 아니니까, 당에서 도의원들을 잘 지도해서 이런 식의 날치기 처리가 아니라, 도민이 원하는 뜻에 따라서 진주의료원 정성화를 약속하는 현실을 만들도록 하겠다. 아무리 막무가내라지만 4월 24일 보궐선거 앞두고 이렇게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은 정치라고 해도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다. 홍준표 지사가 이런 현실을 모르는 게 아닐테니 오늘 분명 결단을 내지 않을까 싶다. 오늘밤 내일 밤 사이에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저희들 더 힘 쓰겠다"고 전했다.

   
  철탑 농성장을 보고 격려하는 이정희 대표(왼쪽)와 김미희 의원 / 이창언 기자  

마지막으로 이정희 대표는 육성으로 '힘내세요. 꼭 이깁시다. 공공의료 함께 살리겠습니다. 잘 될겁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6보]진주의료원 직원 40여 명, 철탑농성 현장 방문

진주의료원 직원 40여 명이 오후 4시께 철탑농성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도청 별관 앞에서 철탑농성 중인 두 노동자가 들리도록 '힘내세요, 믿습니다' 등 단체 구호를 외친 후 경남도의회 쪽으로 이동했다.

[5보]철탑농성 현장에서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은 되고 있는가 = 철탑농성에 들어간 지 이틀째. 인도주의적 차원의 기본 지원이라도 이뤄지는 것일까. 이에 도청 본관 뒤편(중앙현관)에 자리 잡고 농성 중인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류조환 수석부본부장이 상세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철탑농성에 들어간 후 물과 식사 같은 경우 휴대전화나 육성으로 요청이 오면 전해주고 있다. 물론, 이 역시도 경찰과 도 공무원의 철저한 검열이 있은 후 가능하다. 경남대책위 두 명이 요청받은 내용을 준비하고 나면 경찰과 함께 옥상으로 향한다. 옥상에서 검열이 통과되면 배낭 또는 비닐봉지 담아 물품 전달이 가능해진다."

식사는 죽만 공급하고 있다. 변을 해결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좁은 공간 탓에 정상적인 식사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품을 전하는 데 사용하는 끈은 일반 노끈으로 농성에 들어가기 전에 챙긴 것을 사용 중이다. 

검열에 통과한 물품은 노끈을 통해 철탑으로 올라간다. 농성 중인 두 노동자가 노끈을 내려주면 끈을 배낭이나 봉지에 묶어 수동으로 올리는 형태다. 

소·대변 처리 역시 마찬가지다. 검은색 비닐봉지를 물품과 함께 올려주고, 처리한 내용물을 다시 받는 형태다.

◇휴대전화 배터리 강력 검열 = 휴대전화기 배터리는 전할 수 없다. 오늘 오전 경찰 측은 휴대전화 배터리를 올릴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외부와 연락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류조환 수석부본부장은 현재 두 노동자의 휴대전화기 배터리는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휴대전화를 매우 아껴 쓰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저희도 전화는 못 하고 있고요. 사실 지금은 휴대전화가 꺼졌는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육성으로도 대화할 수 있어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봅니다."

◇건강상 문제는 = 보건의료노조 진주시지부 조합원들에 따르면 박석용 지부장은 심장이 안 좋아 지난해 관상동맥에 스텐트 2개를 넣었고, 당뇨 증상도 심하다. 이에 농성이 장기화되면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마침 오늘 오전 박석용 지부장은 의사 면담을 요청했고, 면담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지만 계속 유의해야죠. 날씨가 많이 안 좋아 걱정입니다."

◇사전에 챙긴 물품은 = 겨울 점퍼, 생수, 플래카드

◇올라간 후 저녁 식사와 함께 전달한 물품은 = 비닐, 침낭, 비옷, 장갑, 모자

[4보]구조대원들 상시 대기

철탑농성이 진행 중인 경남도청 별관 옥상에는 소방 구조대원 3~4명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총 14명의 구조대원은 3~4명씩 조를 이뤄 주간(오전 9시 ~ 오후 6시) 1개조, 야간(오후 6시 ~ 밤 2시, 밤 2시 ~ 오전 9시) 2개조 교대로 별관 옥상에 오르고 있다. 이 외에 현재 도청 별관 주변에는 펌프차 2대, 구급차 1대, 지휘차량 1대가 대기 중이다.

◇용변 해결은 어떻게 = 한 구조대원은 "소변 같은 경우는 페트병에 담아 처리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 외에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필요한 물품은 요구 시 조달하고 있으며, 안전과 건강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청에 대기중인 소방차와 구급차./이창언 기자

[3보] 완전 통제, 화장실 가기도 어려워

철탑농성이 진행 중인 경남도청 별관에서는 화장실 이용조차 어렵다.

대부분 문은 이미 잠겨있고, 유일하게 열린 문(구내식당)은 경찰이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도청 별관 식당 출입문을 지키고 있는 경찰. /이창언 기자

경찰은 도청 직원을 제외한 외부인이 별관에 들어서려 하면 용건을 묻고 시간을 제약한다. 혹 화장실 이용 시간이 길어지거나, 화장실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면 어김없이 경찰이 따라붙는다.

곧이어 '빨리 나가달라'는 강요가 이어진다.

[2보] 철탑농성 이틀째, 철탑 높이는?

박석용(45)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 지부장과 강수동(47) 민주노총 경남본부 진주지부장이 고공 농성을 벌이는 철탑의 높이는 얼마나 될까. 경남도청 별관 옥상에 설치한 철탑은 방송용 철탑으로 총 20m 높이의 철 구조물이다. 이들은 그 중 10m 지점에 올라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고공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경남도청 별관 옥상 위 송전 철탑. 중간부분 붉은 색 원 안이 농성장. /김구연 기자

하지만 여기에 경남도청 별관 높이까지 더 한다면 두 노동자가 올라 있는 곳은 지상에서 30m를 훌쩍 넘는다. 높이만 보더라도 이번 철탑 농성은 단순한 쇼가 아니다.

두 노동자는 △대통령이 나서라 △진주의료원에 대한 휴폐업 강행 철회하라 △폐업 조례안 철회하라 등을 외치고 있다. 또 노동3권을 부정하고, 전 직원 사직을 강요하는 홍준표 지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1보] 철탑농성 이틀째, 삭막한 도청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 박석용 지부장과 민주노총 진주시지부 강수동 의장 등 2명이 경남도청 별관 옥상 송신 철탑에서 고공 농성을 시작한 지 이틀째, 여전히 경찰은 옥상으로 향하는 복도를 막고 접근을 차단 중이다.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 박석용 지부장과 민주노총 진주시지부 강수동 의장이 도청 별관 옥상 통신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박일호 기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인지 볕은 자취를 감췄고 하늘은 우중충하다. 한창 생기 넘쳤을 본관 건물은 활기를 잃었다. 철탑 농성이 진행 중인 별관 옥상으로 향하는 길은 모두 막힌 상태다. 도청 본관 중앙 현관이 개방돼 있지만, 공무원과 경찰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구조다. 본관 좌우 문, 2·3·4층에서 별관으로 향하는 문도 폐쇄되었다. 그 때문에 도청을 찾은 사람은 물론 도청 직원까지 불편을 감수하고 건물 밖으로 돌아간다.

구내식당 옆으로 위치해 별관 2층으로 향할 수 있는 야외 계단은 공무원들이 지키고 있다. 6~7명이 조를 이뤄 1시간 단위로 교대하고 있다. 사람이 다가서자 "이쪽 길은 폐쇄 되었다. 다른 길로 가더라도 옥상으로 향하는 모든 길을 폐쇄되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엘리베이터 작동이 멈춰 발을 동동 구르는 택배 기사, “그쪽 문은 막혔으니 돌아가야 한다”고 넌지시 말을 건네는 요구르트 배달원.

굳게 닫힌 경남도청 별관 출입문. /이창언 기자

형광색 점퍼를 걸친 건장한 경찰들과 주변을 기웃거리는 사람들, 이름표를 달고 구내식당으로 향하는 직원까지. 한 공간에 있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모인 이곳은 낮 12시 경상남도 도청 모습이다.

한편, 이번 농성과 관련해 박석용 지부장은 "홍준표 지사에게 직접 왜 진주의료원을 없애려고 하는지 진짜 이유를 들어볼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강수동 의장 역시 "경남도의회가 의료원 폐업을 할 수 있는 조례안 본회의 상정을 보류할 때까지,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휴·폐업을 철회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척이지만 쉽사리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소리 없는 농성은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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