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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들이 인정한 그 맛, 그 어탕국수

[경남맛집-함양중앙시장 옆 함양집] 연재료만으로 만든 칼칼한 맛 일품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3년 04월 10일 수요일

어느 지역이나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높은 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형제처럼 서로 아웅다웅하는 함양, 산청, 거창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은 서로 원조임을 내세우는 음식이 하나 있는데, 바로 '어탕국수'다.

너른 들판없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은 이 곳 사람들로 하여금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대신 지리산, 백운산, 덕유산 등에서 발원한 청정수 가득한 천에서 천렵을 통해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곤 했다. 어탕국수 하면 함양보다 산청이 연상되는데, 산청보다는 함양이 원조임이 정설로 통한다.

함양에는 이름난 어탕국수집이 여럿 있다. 30년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조샌집'이 특히 유명하다. 함양을 찾는 외지인들은 명성을 따라 조샌집을 많이 찾는 편이다.

반면 함양중앙상설시장 옆에 위치한 '함양집'은 토박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집이다. 어탕국수와 어탕밥 그리고 민물고기 튀김을 전문으로 한다. 이름난 조샌집에 비하면 생긴 지 7년 남짓된 신생(?) 가게지만, 다른 집에는 없는 특별한 맛과 인심으로 이제 함양을 넘어 전국적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함양집은 현재 주방을 맡고 있는 오순덕(56) 씨가 낸 작은 분식집에서 시작됐다.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멸치 육수로 낸 국수나 라면, 어묵, 떡볶이 등을 팔면서, 한편에 특별메뉴로 둔 것이 어탕국수였다. 한데 손님들이 분식류보다 이 어탕국수 맛에 매료되면서 주연과 조연이 뒤바뀌었다. 자주 찾던 시장 상인들이 "차라리 어탕국수 전문으로 해라"고 업종 전환을 강력하게 주장해 결국 '어탕국수 전문'으로 바꿨다.

업종 전환 이후 손님이 더욱 밀려들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안쓰러워 건물주가 일부러 확장을 하라고 공간을 바로 내 줄 정도였다. 덕분에 분식을 시작할 때 작은 구멍가게 수준이던 업장이 이전의 3배 수준으로 넓어졌다. 한 지인 소개로 우연한 기회에 방송 전파를 탄 후에는 전국에서 체인점 문의와 택배 배송 요청이 빗발쳐 남모를 마음고생도 했다.

함양집 인기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성공한 식당은 뭐니 뭐니 해도 음식 맛이 다른 법. 함양집 어탕국수는 독특한 감칠맛이 입안을 휘감는다. 함양 내 남계천, 임천, 위천 등지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두 시간 이상 푹 삶아 내린 육수는 구수함 그 자체다. 삶아진 민물고기는 뼈째로 촘촘한 체에 올린 다음 천천히 으깨어 내린다.

여기에 순도 100% 함양산 고춧가루, 마늘, 파 등 7가지 재료로 만든 양념장을 풀어넣는다. 빠알간 국물이 보글보글 끓어오를 때 삶아 준비한 국수(중면)와 우거지를 넣으면 완성이다.

특이한 점은 천연재료 말고는 들어가는 게 없는데, 마치 잘 익은 김치국물을 넣은 듯 칼칼하면서도 얼큰한 국물 맛이 난다는 것이다. 어떤 재료가 그런 맛을 내는지는 순덕 씨도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맛보신 손님들마다 그런 얘기를 하십니다. 반찬으로 겉절이김치만 나오는데 그런 말씀들을 하시니 저희도 신기할 따름이죠."

주방에서 언뜻 본 '쌈장'이 비법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정확한 근원은 알 수 없다.

어탕국수가 아닌 어탕이 가진 깊은 맛을 온전히 느끼려면 '어탕밥'을 주문하는 게 좋다. 어탕국수는 밀가루 성분이 국물을 걸죽하게 만들어 아무래도 어탕 국물의 본래 맛을 해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밥과 함께 나온 어탕은 어탕국수의 그것보다 맑고 개운한 것이 특징. 덕분에 함양집 특유의 얼큰하면서도 칼칼한 국물 맛은 어탕에서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민물고기 튀김은 한 마리를 통째로 튀겨내는 덕분에 튀김옷은 물론

   

, 민물고기 뼈와 살의 고소함이 씹으면 씹을수록 입을 즐겁게 한다. 튀김옷에 땡초를 조금 넣어 맵싸한 맛이 은은하게 돌아 자꾸 손이 가기도 한다. 민물고기 튀김은 어탕을 시키지 않으면 함께 내놓지 않는데, 튀김으로 만들 수 있는 민물고기는 워낙 소량이기 때문이다.

함양집 인기 비결은 비단 맛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맛집의 주요한 요건 중 하나인 '가족 경영'이 이루어지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 박종태 씨는 하루 종일 함양 근처 천변에 나가 민물고기 천렵을 한다. 아쉽게도 물량이 적어 일부를 전문업체에서 받긴 하지만,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는 확실한 자연산을 직접 채집한다는 사실은 손님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렇게 구한 재료를 아내 오순덕 씨가 받아 요리로 만들면, 홀에서 서빙은 딸과 아들이 도맡아 한다. 아들은 어머니로부터 음식 수련도 함께 받으며 대를 이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인건비 절약은 온전히 질 좋은 재료와 보다 나은 서비스로 이어진다. 이들 구성원 모두 주인된 마음으로 일을 하니 손님들에게 더욱 친절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렇게 완성된 특별한 맛과 정성에 한 번 찾은 손님이 두 번 찾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다.

"한번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우리집에 찾아 온 단골 학생이 쭈뼛거리며 들어왔어요. 이제 막 군대가는 길이라 앞으로 자주 우리집을 못 찾아오겠다고, 나중에 휴가 나오면 꼭 들르겠다고 다짐을 하고 가더라고요. 마음이 얼마나 예쁘고 고맙던지. 우리 식구가 음식을 맛있게 만들고 친절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이런 데 있는 거 아니겠어요." 

<메뉴 및 위치>◇메뉴: △어탕국수 6000원 △어탕밥 6000원 △피리튀김 1만 5000원 △민물조림 2만 5000원 △민물매운탕 3만 원.

◇주소 및 전화번호: 함양군 함양읍 용평리 607-18. 055-963-6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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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