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창원시 공사협조 요청…시 "구단이 직접 해야"

창원시가 NC 다이노스 2군 퓨처스리그 경기장인 '진해공설야구장' 보수 공사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창원시 변재혁 체육진흥과장은 8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NC의 필요에 의해 인조잔디를 깔려는 건데 왜 창원시가 이에 협조를 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면서 "NC가 더 좋은 구장으로 만들어서 그 야구장을 사회인 야구인들과 함께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변 과장은 이어 "프로구단으로서 자기들만 사용한다고 한다면 그 구단은 프로의식이 없는 구단"이라며 NC의 태도를 비난하기도 했다.

NC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 일정(4월 2일 개막)에 앞서 진해공설야구장에서 홈 경기를 위해 지난해 가을과 올해 초 두 차례 걸쳐 창원시에 야구장 공사 비용에 관련한 협조를 부탁한 바 있다.

창원시는 이에 대해 그간 "검토 중"이라는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으나, 8일 사실상 이를 거부하고 NC가 모든 비용을 부담해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NC 측은 창원시의 이 같은 태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던 NC 구단 관계자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NC는 진해공설야구장 관리 책임이 창원시에 있는 만큼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회인 야구인들과 공동 사용 문제는 2군 훈련 및 경기 일정상 근본적으로 불가능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현 NC 홍보팀장은 "구단 입장으로서는 진해공설야구장 공사가 빨리 진행돼 선수들이 그 곳에서 경기를 치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NC 다이노스가 진해공설야구장에서 경기를 하는 장면. KBO는 전광판 부재 등으로 경기 개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NC 다이노스

NC는 이에 따라 올해 퓨처스리그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NC 퓨처스리그 선수단은 4월 한 달 간 마산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5월부터는 1군 선수단과 홈경기가 맞물리는 일정상 다른 야구장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

NC는 지난 2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진해야구장 사용 불가 판정 이후 곧바로 정비에 들어갔으면 늦어도 5~6월 중에는 진해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창원시의 완강한 입장이 확인된 이상 사실상 올해는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NC는 차질없는 퓨처스리그 운영을 위해 인근 지역인 거제·남해와 대구까지 방문해 임시 홈구장을 물색했다.

현재로선 여러 여건상 대구에 있는 '달서구장'이 NC 홈구장(?) 역할을 대신할 것이 유력한 상태다.

하지만 홈구장 없이 시즌을 치를 경우 많은 문제가 예상되고 있다.

일단 경기력에서 한계가 드러나게 된다.

훈련은 진해공설야구장에서 하고 경기는 달서구장에서 한다면 선수들 이동거리와 운동장 적응력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말만 홈경기일 뿐 실제로는 '제2 원정경기'나 다름없다.

이번 창원시의 공사 거부 방침과 관련해, 진해 육군대학부지 내 신축 야구장 추진에 대한 NC의 부정적 태도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창원시는 NC가 연고지 이전 문제에 대해 계속 모호한 입장을 내비치자 진의를 확인하는 질의서를 보내는 등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고지 이전 문제는 신축 야구장 착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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