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혈당·혈압 관리 필수…환자도 관리 지침 잘 알아야

전 세계적으로 성인 당뇨병 환자는 증가 추세에 있으며, 앞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에서 급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도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10% 이상, 즉 주변 사람 10명 중 한 명꼴로 당뇨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발생률은 가히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미국도 약 21초당 한 명씩 새로운 당뇨병 환자가 진단된다고 하는데 우리 인구 분포나 서구식 생활양식 등을 볼 때 당뇨병 환자 발생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 환자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의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심혈관 질환 발생은 정상인보다 2~4배, 뇌혈관 질환 발생은 5배 이상 높으며, 환자 10명 중 8명은 향후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졌다. 또한 당뇨병 환자들은 고혈당에 인한 여러 합병증 즉 콩팥 질환, 눈 합병증, 신경 합병증 등으로 인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며 삶의 질이 저하하게 된다.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는 개인적으로나 사회경제적으로 지출되는 의료 비용 급증이 자명하므로 엄격한 혈당 조절을 위해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범국가적인 예방과 관리 대책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당뇨병 환자 역시 혈당이 심하게 높지 않으면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심각성과 엄격한 관리의 필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엄격한 혈당 조절을 하면 병세가 얼마나 좋아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래 전에 확인되었다. 영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당뇨병 발병 초기부터 엄격하게 혈당 조절을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군을 비교했을 때, 관리를 잘하면 미세혈관 합병증이 확실히 감소했고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사망률도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당뇨병에 걸린 후 10년 이상 지날 때까지 혈당 조절을 하지 않다 뒤늦게 치료를 시작한 경우에는 아무리 혈당 조절을 잘해도 그에 따른 심혈관 합병증의 예방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사실도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로 확인되었다.

혈당 조절 다음 중요한 것은 혈압 조절이다. 고지혈증도 반드시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을 하면 혈당과 혈압 조절을 잘해도 혈관 합병증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당뇨병을 치료하려면 그 어떤 다른 질환보다 환자의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육을 잘 받은 환자들이 훨씬 더 혈당을 잘 조절했고 의료 비용과 입원 치료도 줄였다고 한다. 고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식이 조절과 운동 요법이 필수적이다. 창원파티마병원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무료로 시행하는 당뇨교실을 방문하면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자가 관리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식이교육 프로그램인 당뇨 뷔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효과적으로 혈당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후 불안과 초조함 속에 병원에 오는 환자를 자주 만난다. 처음 당뇨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피로감과 질병, 합병증에 대한 걱정으로 힘들어하지만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질환을 정확히 알고 관리 지침을 잘 따른다면 비용과 효율, 삶의 질 면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성래 창원파티마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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