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어느 새 우리 곁에 봄이 성큼 왔다.

봄의 전령사 중에 가장 대표적인 꽃! 벚꽃이 진해 곳곳에 만개를 했다.

참고로 난 진해구민이다. 매년 보는 벚꽃이니 별 감흥이 있겠냐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열흘도 채 안 되게 짧게 피었다 지는 벚꽃은 사람 마음을 기분 좋게 흔들어 놓는 무언가 매력이 있다. 그만큼 꽃이 피면 매년 보는 나도 흥분을 한다. 나도 좋은데 벚꽃을 못 보던 타 지역 사람들은 어떨까.

예년보다 일찍 핀 벚꽃 덕에 군항제가 시작하기 전인 지난주부터 진해는 벚꽃을 보기 위해 찾은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군항제가 시작된 지금은 1년 중에서 인구 18만의 작은 도시인 진해가 가장 들썩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꽃을 보기 위해 찾은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도시 전체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출퇴근이 힘들 정도로 차가 밀리기 때문에 진해 구민들은 군항제 열리는 열흘 동안 불편을 감수해서 이동해야 하고, 도심에 들어선 야시장 때문에 인근 사람들은 원하지 않는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1년에 한 번 아닌가. 축제를 즐기는 마음은 불편을 감수하는 주민들이나 찾아온 관광객이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꽃 구경을 나가보면 정작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들은 따로 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꽃을 보러 와서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쌓는 것까진 좋은데 왜 굳이 꽃을 꺾어서 손에 들고 찍어야 하고, 여자들은 귀 뒤에 꽂아야 하고, 남자들은 나무를 발로 차서 일부러 꽃잎을 떨어뜨려 벚꽃 사진을 찍어야 하는 걸까.

주말, 난 경화역에 가족들과 벚꽃 나들이를 갔다. 그곳에서 손에 벚꽃가지를 들고 있는 사람들, 아니면 꽃을 머리에 꽂고 있는 사람들을 봤다. 하나 둘도 아니고 한두 명 지나가면 만날 정도로 수없이 많았다. 그렇게 꺾어서 들고 다니다 시들면 버릴 거면서 왜 그러는 걸까. 그 순간 아름답게 사진 찍어보겠다는 행동이 나무를 상하게 한다는 사실은 왜 모르는 것일까.

아이들이 꺾어달라고 한다고 꺾어주는 부모, 여자 친구가 꺾어달라고 한다고 꺾어주는 남자, 이 모두가 내 눈에는 그냥 다 개념 없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무를 꺾고 꽃잎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행동에 무슨 부득이한 상황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든 철저하게 잘못된 행동인 것이다.

왕벚나무는 치유 능력이 떨어져서 생채기를 내면 금방 죽는다고 한다. 나 하나 좋자고 괜찮겠지 싶어서 하는 행동이 나무를 죽이고, 차후에 나무를 살리기 위해선 우리 세금으로 결국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걸 왜 모르는 것일까.

   

벚꽃이 피는 시기는 365일 중에 열흘! 정말 잠깐이다. 그 잠깐을 보기 위해 1년을 기다린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행동은 자제되어야 마땅하다.

자연은 눈으로 보고 즐기고 그리워하는 것이 더 아름다운 법이니까.

/김성애(구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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