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62) 색다른 진해의 공원들

순백의 향연이 시작됐다. 피는가 싶게 만개했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길어야 보름 남짓 절정을 이루는 벚꽃엔 '찰나'라는 말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이미 진해 도심은 순백으로 뒤덮였다. 마산과 진해로 이어지는 도로변과 장복터널을 지나 장복산에 이르는 길은 물론, 여좌천 로망스다리와 중원로터리 일대, 그리고 석동 도로변까지 탐스러운 벚나무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벚꽃의 절정, 그 찰나를 보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진해군항제는 내달 1일 시작이지만 이번 주말 진해를 찾는다 해도 싱그런 생명력을 머금은 제대로 된 벚꽃 잔치를 즐길 수 있다.

벚꽃길을 하염없이 걸어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원이나 기억에 남을 만한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흰돌메공원 = 진해 웅동 영길 해안도롯가에 있는 흰돌메공원. 해안로를 따라 늘어선 벚나무는 이제 막 봉오리를 틔우기 시작했다. 이번 주말부터 해안도롯가의 벚나무는 꽃망울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한다.

바닷가와 만개한 벚나무를 양옆에 두고 드라이브를 경험하고 싶다면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 흰돌메공원까지 나들이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바닷가와 만개한 벚나무를 양 옆에 두고 드라이브하기 좋은 흰돌메공원.

흰돌메공원은 73만㎡의 면적에 3억 40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목재데크와 구름다리 등 하늘길 진입로 72m, 등산로 1.6km, 경관 조명등과 범선 모양의 전망대인 웅비대 등을 설치해 놓았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려면 흔들다리를 지나야 한다. 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신항만 공사로 살짝 아쉬움이 들지만 탁 트인 진해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제황산 공원, 모노레일카 = 마치 부엉이가 앉은 것 같다 하여 부엉산으로 불리다 해방 이후 제황산으로 고쳐 불린 이곳은 해발 90m 산 정상에 높이 28m의 9층 진해탑이 있다.

중원로터리 방향에서 탑산에 오르는 계단이 365개로 되어 있어 1년 계단이라고 불린다. 도보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모노레일카를 이용하면 색다른 경험이 될 듯하다. 총 40명을 태울 수 있는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는 한 개의 레일에 무게 중심을 두고 운행된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아이들과 산책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제황산 공원.

진해탑에는 진해구에서 발굴된 각종 유물과 문화재 등을 전시한 시립박물관이 있고 탑 꼭대기에 오르면 진해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진해탑을 중심에 두고 제황산 공원 역시 화려한 벚꽃이 그 모습을 드러냈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원이 아이들과 산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모노레일카 이용 요금은 △왕복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편도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창원 시민은 할인된다.

모노레일카를 이용해 정상에 올랐다면 내려올 때는 걷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돌계단뿐만 아니라 숲속 데크를 만들어 놓아 진달래 등 봄꽃을 감상하는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장복산 조각공원 = 동백꽃과 벚꽃이 어우러진 장복산 조각공원. 조각공원에서 옛 마진터널로 이르는 산책로는 오래된 길로 길을 따라 심어진 벚나무는 우람한 자태를 자랑한다.

이곳 역시 벚꽃 터널이 거의 완성되고 있다. 조각공원답게 산책로 곳곳에 조각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산책로 사이사이 쉼터 공간도 많다. 돗자리 하나 준비해온다면 아이들과 더없는 봄나들이가 될 듯. 벚꽃축제와 함께 각종 행사로 북적이는 진해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 여유 있게 벚꽃을 감상하고 싶다면 장복산 조각공원으로 발길을 돌려보길.

산책로 곳곳에서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장복산 조각공원.

4월1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제51회 진해군항제는 '벚꽃 낭자, 군악 청년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행사 기간 내내 군악 의장페스티벌, 여좌천 불빛축제, 이충무공 승전행차, 찾아가는 음악회, 진해루 멀티미디어 해상 불꽃쇼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진해군항제 홈페이지(gunhang.changwon.go.kr)에는 '오늘의 벚꽃개화율'을 비롯해 행사 일정 등 자세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인근 먹을거리-벚꽃빵>

-한입 베어물면 향긋함 물씬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에서 꼭 먹어봐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벚꽃빵. '경주빵', '통영꿀빵'처럼 그 지역에 가서 먹지 않으면 왠지 섭섭한 지역 명물 빵이 있기 마련.

진해 특산물로 등록된 벚꽃빵은 진해제과에서 독창적으로 생산한 빵으로 오직 진해제과에서만 만들고 판매한다.

비단 모양뿐만 아니라 벚꽃 시럽과 벚꽃 앙금을 주원료로 했다. 살짝 분홍빛을 머금은 호두가 박힌 앙금을 깨물면 벚꽃 향이 퍼지는 듯하기도 하다. 앙금은 보드라운 데다 달지 않아 쉬 물리지 않는다. 15개 입 9000원.

진해제과 벚꽃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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