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61) 김해 기후변화 홍보 체험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는 날씨다. 완연한 봄이다 싶더니 아직은 아니란다. 주말 내내 다시 꽃샘추위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소식에 괜스레 야속한 마음이다.

그래도 이미 따뜻한 봄 햇살을 맛본 '봄의 전령사'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요맘때는 회색빛 도로변에 꽃망울을 터뜨린 샛노란 개나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들이한 보람을 찾을 수 있다.

다소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본격적인 꽃 구경은 잠시 미뤄야 할 듯하다.

기후 변화로 인한 지구의 심각성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흥미있게 설명해 놓은 곳을 찾아 떠났다. 김해시 화목동 화목·장유 맑은 물 순환센터(구 하수처리장)에 자리한 기후변화 홍보체험관(055-321-2858, 김해시 김해대로 2272번 길 642).

김해 기후변화 홍보체험관에 설치된 '이산화탄소를 잡아라' 시뮬레이션을 아이가 해보고 있다.

실내와 실외 체험장이 있어 요즘 같은 변덕스런 날씨에 딱 맞다.

장유 IC를 지나 새로 난 다소 한적한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가락 IC에서도 5분 남짓 거리에 위치한다.

올 1월 시범 운영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문을 연 것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체험관은 실내전시 공간 8개 존(Zone)과 야외 체험장 1500㎡ 규모로, 실내전시는 사인(Sign), 작동모형, 체험 영상, 일반 영상물로 구성돼 있으며, 야외 체험장에는 모임광장, 포토존, 조합 놀이대, 자가발전운동기구, 친환경 전기자동차 체험장 등이 있다.

기후변화센터 입구 모습.

우선 실내 구경부터 해보기로 했다. 일단 실내로 들어가면 김해 맑은 숲 순환센터 홍보관부터 만나볼 수 있다. 물을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휘 둘러보고 기후변화 홍보체험관이 있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북극의 모습을 형상화한 입구에서부터 아이의 눈에 힘이 들어간다. 최근에 지어진 정보통신기술(IT)과 접목한 다양한 체험 시뮬레이션과 다채로운 콘텐츠가 있어 자연의 소중함을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는 장소다.

특히 기후 변화가 낳은 지구 곳곳의 문제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장비들에 아이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주황색 고무공이 놓인 곳에 아이의 발걸음이 멈췄다.

'이산화탄소를 잡아라.' 화면에는 자동차 등 도심 시뮬레이션 위로 회색빛 매연이 떠다닌다. 고무공을 던져 매연을 맞히면 클린점수가 올라간다.

나쁜 공기를 없애야 한다며 공을 쥔 아이의 손에는 힘이 들어가고 온몸을 던지다시피 공을 던진다.

'3D 영화 체험관'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경각심을 북극곰들과 함께 알아볼 수 있다.

'지구가 아파요' 체험은 각종 일회용 등 유해 물건을 발로 직접 차서 지구를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열심히 발로 유해 물질을 차낸 아이가 이내 웃는 지구 모습을 보더니 뿌듯해한다,

온몸을 활용해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많은 데다, 신설이다보니 각종 시설물의 작동이 원활해 그리 넓진 않아도 활용도가 높다.

기후변화 홍보 체험관은 무료로 운영되며 홈페이지(cce.gimhae.go.kr)를 통해 관람과 해설 예약을 할 수 있다.

맑은 물 순환센터에도 물을 주제로 한 체험시설이 설치돼 있다.

녹아가는 지구와 물에 잠기는 김해를 형상화해 환경 보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 코스를 한 바퀴 돌고 나면,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퀴즈풀이 코너와 지구사랑 나무심기를 체험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자그마한 휴식 공간에서는 잠시 쉬어갈 수도 있고 지구온난화 관련 도서도 읽어볼 수 있다.

야외체험관은 아이들에게 훌륭한 놀이터다. 자가발전 운동기구를 통해 휴대전화 충전도 해보고 친환경 전기자동차도 굴려보고,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기에 부족함이 없다.

<인근 맛집 - 구산동 오길운 팥칼국수>

-조미료 없이 국산팥으로 만들어 담백

김해시 기후변화 홍보체험관은 도심에서 훌쩍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은 까닭에 인근에서 맛집을 찾기 쉽지 않다.

15분 남짓 거리에 있는 연지공원 앞 구산동 해반천 도로변에 자리한 오길운 팥칼국수(김해시 구산동 282-11. 055-327-1399)는 제대로 팥칼국수를 만드는 집으로 제법 소문이 난 곳이다.

입에 들어가자마자 보드라운 새알이 사르르 녹는 팥죽.

팥은 곡류 중에서 비타민 B1 함량이 가장 높은 음식으로 겨울철 영양 보충하는 데 그만이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데는 조상의 지혜가 숨어 있는 법. 적당히 운동도 했으니 허기가 진다. 봄의 문턱에 들어왔지만 아직은 따뜻한 음식이 생각나는 지금, 서둘러 운전대를 잡았다.

"국산 팥값이 너무 올라 중국산을 사용하는 곳이 많으나 우리 업소는 한결같은 맛으로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언제나 국산 팥만을 고집한다"는 설명과 함께.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팥칼국수와 새알 팥죽이 앞에 놓였다. 강원도 팥만을 사용했고,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았단다.

달짝지근한 팥죽이 끌리기도 했지만 먹는 사람도 고유의 팥 맛을 느끼는 예의를 차려야 할 듯싶다. 식탁에 설탕과 소금이 놓여 있지만 일절 도움을 받지 않고 맛봤다. 부드럽고, 팥 고유의 심심한 달콤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굵은 칼국수의 쫀듯함과 보드라운 팥이 어우러져 온몸이 따뜻해지고 뱃속이 든든하다. 새알 팥죽은 보드라운 새알이 입안에서 팥죽과 어울려 살살 녹는다.

팥 칼국수 6000원, 새알 팥죽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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