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게 이런곳] 창원 구암동 편백숲 웰빙 산림욕장

숲이 대세다. 급격한 도시화, 인공 환경에 지친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레 숲으로 향했다. 그러자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숲 속을 걷거나 머물러 있는 일에 익숙해졌다. 익숙함은 곧 '산림욕'으로 이어졌다.

산림욕은 병 치료나 건강을 위해 숲에서 산책하거나 온몸을 드러내고 숲 기운을 쐬는 일을 말한다. 산림이 내뿜는 '피톤치드'라는 성분이 심리적인 안정을 주고, 말초 혈관을 단련시키기 때문이다. 또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기관지 천식과 폐결핵 치료, 심장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욕장은 130여 개다. 이들은 대개 도시 근처, 비교적 낮은 산에 있다. 시민 편의를 위해 발길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산림욕장을 조성해 놓고, 산림욕을 생활화하도록 유도한 까닭이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뒷산에 있는 '편백숲 웰빙 산림욕장'도 그 중 하나다.

   

마산회원구 구암동 산 65-1, 65-2번지. 천주산 새끼 산자락과 이어져 있는 구암동 편백숲 웰빙 산림욕장은 3·15 국립묘지에서 15분가량 걸어 올라가면 닿을 수 있다. 또 구암초등학교와는 1.2km, 마산회원구 합성동과도 1.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 비교적 완만한 산길은 오르기도 쉽다. 산림욕장은 만수봉, 천주산, 제2금강산 등 창원 주요 산으로 갈 수 있는 길목이기도 하다. 산이 모두 3km 이내에 인접해 있어 등산객이나 둘레길을 걷는 사람에게 좋은 쉼터가 된다.

편백숲 웰빙 산림욕장은 지난 1995년 옛 마산시가 도시경관과 공기정화 등을 위해 구암동 산지에 경제수종인 편백나무 1500그루를 심으면서 조성되었다. 총 9500㎡(2873평)가량의 면적에 가득 심은 나무들은 현재 20년 가까이 자라 울창함을 뽐낸다. 20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산림욕장 조성 사업이 시행되었다. 창원시가 추진한 '으뜸마을만들기 사업'에 지역주민이 스스로 참여해 숲을 가꾸고 다듬기 시작한 것이다. '으뜸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모인 주민들은 등산로를 새롭게 꾸미고, 평상 15개와 벤치 20개를 설치했다. 이 외에도 나무 계단과 운동 시설, 팔각 정자 등 시민을 위한 편의 시설을 갖추었다. 덕분에 등산, 산책, 소풍 등 다양한 이유로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입맛에 따라 숲과 편의 시설을 즐길 수 있다.

산림욕장에서 200m만 더 걸어가면 '애기봉'에 오를 수도 있다. 마산회원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애기봉은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낸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복잡한 시내. 지척에 있는 시내를 바라보다 보면, 전혀 다른 세상에 와 있다는 착각도 든다. 산과 숲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산림욕장에서는 숲을 훼손하지 않고, 기존 산책로가 아닌 나무 사이사이로 걷는 사람도 더러 보인다. 나무를 끌어안고 기운을 얻으려는 사람도 있고, 함께 온 사람들과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운동 기구로 몸을 단련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인공조명 없이 오로지 볕과 푸른 잎으로 이루어진 세상. 그리고 잔잔히 들려오는 바람 소리.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자연 품에 안긴다.

산림욕은 숲에서 하는 목욕이란 뜻이 들어 있다. 목욕탕과 달리 옷을 벗을 수는 없지만, 폐를 통한 호흡은 물론, 피부를 통합 호흡도 고려한 것이다. 물론, 효과적으로 산림욕을 즐기는 방법도 따로 있다. 시기는 여름철, 시간은 오전 10시~낮 12시 사이가 가장 좋다. 이는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 양이 봄부터 증가해 나무 생육이 왕성한 여름에 최대치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여름철 산림욕은 다른 계절보다 5~10배 효과가 있다. 또 하루 중 피톤치드 발산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가 바로 오전 10시~낮 12시다.

장소도 잘 골라야 한다. 산 중턱이 산자락이나 정상보다 효과적이다. 이런 면에서 구암동 편백숲 산림욕장은 최적의 장소다.

산림욕을 할 때 복장은 바람이 잘 통하면서 땀 흡수가 빠른 편한 옷차림이 좋다. 여기에 사색을 즐기며 산책하듯 천천히 걷는다면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하지만, 산림욕이 '숲과의 만남'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야말로 효과적인 산림욕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마음을 열고 숲에 애정을 갖는다면 치유는 물론,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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