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감] 대학 강의실 풍경

대학교 각 단과대학 건물 1층 복도. 안내판에 나와 있는 '○○학과 전공 강의실'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과 달리 과별 강의실이 별도로 나뉘어 있다. 일반 강의실도 몇 개 있기는 하다.

어느 학과 전용 강의실. 3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소규모 강의실이다.

천장에는 냉·난방 시설이 되어있다. 선풍기도 군데군데 붙어 있다. 강의실 앞쪽에는 칠판 대신 화이트보드가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평면TV·컴퓨터·빔프로젝터 같은 것들이 있다. 벽면에는 이 학과 학생들이 함께 찍은 단체사진이 걸려있다.

수업 시작 전 학생들이 하나 둘 강의실로 들어온다. 전공 수업이라 다들 안면이 있는 듯 강의실 안이 왁자지껄하다. 학생들은 주로 뒷자리부터 채운다. 앞자리는 늦게 온 학생들 몫이다.

컴퓨터, TV모니터를 활용하는 대학 강의실 풍경.

양쪽은 두 명씩, 가운데는 4명씩 나란히 앉게 되어있다. 왼쪽 앞쪽에 어느 남학생이 혼자 앉아있다. 뒤늦게 온 여학생은 두리번거리다 이 남학생 옆자리로 향한다. 남자는 가방을 치워준다. 둘은 아는 사이인 듯 가볍게 대화를 나누지만, 조금은 어색해 보인다.

강의 시간이 되자 교수가 들어왔다. 출석체크 없이 바로 수업이 시작된다.

교수는 컴퓨터를 이용해 강의한다. 연결된 평면TV를 통해 영상·각종 자료를 보여준다.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라 마이크 없이도 수업할 수 있다. 교수는 학생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친다. 듣는 이들은 전공수업이고, 또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인지 비교적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가끔 휴대전화 진동소리가 나기도 하지만, 졸거나 잡담하는 이는 없다. 강의실 문은 앞쪽 하나뿐이다. 밖에서 문이 열리고 누군가 빼꼼히 안을 들여다보지만,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는다. 수업 도중 오가는 이는 한 명도 없다.

교수는 중간마다 질문을 던져보기도 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좀체 입을 떼지 않는다. 나중에는 맨 앞에 앉은 남학생을 지정해 질문하기도 한다.

1시간 30분간 진행되는 수업이다. 1시간 정도 지나자 교수가 학생들 눈치를 한번 살핀다. 이때 어느 학생이 "쉬었다 해요"라고 한다. 하지만 교수는 "조금 더 하고 일찍 끝냅시다"라고 한다. 그편이 낫다는 듯 고개 끄덕이는 이가 많다. 과제물 제출을 끝으로 수업은 마무리됐다.

뒷자리부터 채우는 학생들.

또 다른 강의실에서는 1학년들이 주로 듣는 교양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계단식으로 되어 있다. 100명가량 수강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다.

공간이 넓고, 듣는 이가 많으며, 전공수업이 아니다 보니 산만한 분위기다. 뒷자리에 앉은 이들 가운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이들이 꽤 된다. 때로는 옆 친구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뒷문을 이용하는 이들도 제법 된다. 휴대전화 받으러 나가는 이들 가운데는 문을 채 나서기도 전에 큰 소리로 "여보세요"라고 하기도 한다. 마이크 든 교수는 뒤쪽을 힐끔 쳐다보기도 하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책상에는 마실 거리를 저마다 하나씩 두고 있다. 앞쪽 자리에는 비교적 여학생들이 많이 앉아 있다. 교수는 강의 도중 이들에게 자주 눈길을 준다. 이 수업 역시 중간 쉬는 시간 없이 조금 일찍 마치는 것으로 얘기됐다.

또 다른 강의실은 폭이 좁고 긴 형태다. 교수는 수업 중간마다 강의실 3분의 2 지점에 서서 꽤 오랫동안 강의한다. 교수 바로 앞에 있는 학생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교수가 멀어지면 다시 고개를 든다.

또 다른 강의실은 불이 꺼져있다. 입구에는 '강의실을 깨끗이 사용합시다'라는 안내 말이 적혀 있다. 그럼에도 빈 강의실 책상 위에는 쓰레기가 제법 널려있다. 어느 남학생이 혼자 이어폰을 꽂은채 음악을 듣고 있다. 또 어느 강의실에서는 앞쪽 천장에 달린 CCTV가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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