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뭐합니까?] 한호식 남해군의원

"제가 의원이 되기 이전에 건설업을 했는데, 군에서 하는 수의 계약에 대해 불만이 많았습니다. 일부의 압력으로 한 업체에 집중적으로 몰아 주어서입니다. 그런 폐단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에 군의원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남해군의회 후반기 의장인 한호식(64·새누리당·다선거구) 군의원이 평생 업으로 여겨왔던 건설업을 모두 정리하고 군의원을 선택한 이유가 그랬다.

지난 5대 때 의회에 입성한 한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이뤄졌던 불공정한 수의 계약에 제동을 걸며 지역 건설업체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했다.

나아가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시작된 경제 침체로 지역 건설업체가 경영난에 빠지자 지역 건설업체를 보호·육성하기 위한 '남해군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관심이 많았던 한 의원은 '수도권 규제완화 결사 반대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결의안'을 발의해 군의회가 채택하도록 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남해군 같은 지방의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수도권 투자를 전면 허용하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은 지방의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방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미뤄야 한다는 것이 한 의원의 생각이었다.

지역경제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남해군 지역경제의 한 축인 농업 쪽으로 옮겨졌다.

남해군의 대표 농산물인 시금치와 마늘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군에 제안했고, 특히 시금치의 품질과 생산량을 늘리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마늘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3년에 한 번씩 종자를 바꿔 줘야 합니다. 그래서 군에서 일부 지원해 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시금치도 한 해 200억 원 이상 고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시금치를 심는 기계를 농가에 보급하면서 생산량과 품질이 더 높아지게 됐는데, 제가 행정에 기계 보급을 제안했습니다."

한 의원은 특히 관광에 집중된 남해군의 정책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기업 유치에 행정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해군은 지리적이나 교통 여건상 불리한 조건인 만큼 대규모 공단을 조성하기보다는 먼저 터를 조성해 작은 기업 유치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관광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업 유치에도 힘을 써야 합니다. 군수나 공무원이 말만 내세워서는 안 됩니다. 큰 산업단지만 생각하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다 보면 큰 것이 따라올 수 있는 것입니다. 소규모 산업단지를 먼저 조성해서 중소기업이라도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남해군의 인구 증감 정책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지적하며 사람이 살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먼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구를 늘릴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남해는 마늘과 시금치, 어업으로 소득이 높은 편이어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군에서 대형리조트 유치하려고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것보다는 귀농이나 귀촌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서 인구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한 의원은 홀로 사는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거주시설 설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마을회관 내 일부 공간에 홀로 사는 노인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마을 주민과 함께 생활하면 마을 곳곳의 독거노인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비록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행정이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추진될 수 있도록 군을 계속 설득할 예정이다.

"혼자 사시는 노인이 돌아가시면 주위 분들이 전혀 모르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마을회관에서 같이 생활하면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고 또 외로움도 덜 수 있어 여러모로 좋다고 봅니다. 앞으로 설치될 수 있도록 행정에 계속 제안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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