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7일 양일간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과 창원 3·15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창원시립합창단 제160회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바흐의 종교음악 중 최고봉으로 꼽히는 'B단조 미사'가 연주되었다. 'B단조 미사'는 연주 시간만 2시간이 넘는 대곡이다. 몇몇 자료를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1979년 국립합창단에 의해 초연되었다고 한다. 이후 몇몇 유명 합창단들과 외국의 유명 연주단체가 국내에서 연주한 적은 있으나 실연으로 'B단조 미사' 전곡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음악을 전공한 필자 또한 이 작품을 가만히 앉아서 감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부끄러운 일이지만 20대 초반에 'B단조 미사' 전곡 음반을 구입해놓고 몇 번이나 감상을 시도했으나 대개 끝까지 다 듣지 못하고 잠이 들거나 다른 일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작품이기에 이번 창원시립합창단의 정기연주회에 개인적으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이번 연주회에는 객원 지휘자로 미국 신시내티대학 음악대학원에서 합창지휘를 가르치는 얼 리버스 교수가 등장하고 80명에 이르는 시립합창단원들이 모두 무대에 오르는 등 공연 며칠 전부터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

큰 기대를 갖고 연주회를 기다렸건만 당일 선약이 길어지는 관계로 연주회장에 도착해보니 시작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급하게 주차를 하고 뛰어 올라가는 동안 혹시 연주를 보지 못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소극장에 도착하는 순간…. 뭔가 아쉬운 기분은 뭔지?

2층 관람석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고 곡 중간중간 사이 쉽게 음악회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첫눈에 들어오는 꽉찬 무대와 평소 낯익은 시립합창단과 교향악단 단원들이 열심히 연주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창원성산아트홀 소극장 1층 관객석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유료도 아니고 무료 공연인데도 곳곳의 빈자리들은 필자가 음악을 집중해서 감상하지 못하게 했다. 직업정신 때문이었을까? 이런 공연에 관객들이 이만큼밖에 안되다니.

여러 지자체가 많은 예산을 들여 시립예술단들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창원시의 시립예술단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질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시립예술단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우리 시민의 예술단이다. 그들이 시민들을 위해 예술적인 진수성찬을 준비해놓고 잔치를 열었는데도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자칫 잘못하면 행사를 위한 행사로, 실적을 위한 실적으로,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 시립예술단도 자체적으로 시민들과 소통에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시민들도 관심과 애정이 필요할 때다.

   

문화강국을 부르짖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대는 문화가 경쟁력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지역 문화 경쟁력의 중심에 시립예술단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곧 우리의 문화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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