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공무원] 옥주선 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센터장

사천시를 흔히 첨단항공우주도시라고 부른다.

하지만, 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센터가 설립됐기에 사실상 첨단항공우주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옥주선(54) 센터장이 지난 2004년 신지식 기계산업 특화기술 기반구축 사업부장으로 취임하지 않았다면, 첨단항공우주도시 사천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항공우주센터는 설립 당시 경남테크노파크에 속한 하나의 부서에 불과했다. 신지식 기계산업 특화기술 기반구축 사업부였는데, 항공 관련 중견기업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던 옥주선 센터장이 이 부서가 신설된 지난 2004년부터 부장직을 맡게 됐다. 경남테크노파크로 자리를 옮긴 옥 센터장은 밤낮없이 업무에 매달렸다. 주말과 휴일도 반납했다. 여기에 그의 탁월한 능력까지 보태지면서, 지금까지 추진했던 모든 일들이 완벽하게 성공했다. 실제 지난 2007년 지식경제부의 지역혁신기반구축 공모사업에 응모해 선정됐고, 2008년에도 지식경제부의 공동연구기반조성사업 공모사업에도 선정됐다. 그리고 2012년에도 고용노동부의 지역맞춤형인력양성사업과 지식경제부의 동남광역경제권 선도산업 항공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실패를 모르는 사람으로 불린다.

   

그의 성공신화에 힘입어 신지식 기계산업 특화기술 기반구축 사업부는 한 단계 도약하게 된다. 지난 2010년 항공우주센터로 승격된 것이다.

항공우주센터 건립과 관련해 일화가 있다. 항공우주센터의 터 구입비가 20억 원인데, 책정된 예산은 4억 원밖에 되지 않았다. 항공우주센터 건립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옥 센터장은 큰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경남개발공사에 16억 원을 빌리기로 한 것인데,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한마디로 '턱도 없다'는 뜻이다. 옥 센터장은 경남도와 경남개발공사로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다. 담당자들을 만나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결국, 옥 센터장의 끈질긴 노력에 16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게 됐고, 항공우주센터도 1년 6개월간의 공사 끝에 완공됐다.

하지만, 항공우주센터가 커지면 커질수록 옥 센터장은 가정적으로는 '0점 남편'이고, 1남 1녀 자녀에게도 '0점 아빠'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국산1호 항공기 '부활' 개량복원 사업을 착수할 때에는 특별히 관리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이어트가 됐다고 한다. 몸무게가 20㎏ 이상 빠졌다고 하는데, 이를 지켜본 부인 신옥희(53) 씨의 심정이 어땠을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는다.

부활호는 지난 2008년 10월 1일 등록문화재 제411호로 지정됐는데, 1954년 4월 3일 명명식을 가진 국산1호 항공기이다. 특히, 부활호의 기술과 역사를 계승해 경남이 소형기 개발과 친환경 비행기(전기 비행기) 개발을 선도하자는 목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부활호 개량복원 사업은 그의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적은 예산으로 개량복원한 부활호를 날릴 수 있겠느냐는 의심과 50년대 비행기를 복원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부활호 개량복원 사업비는 고작 10억 원이다. 그리고 부활호의 설계도를 구하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공군을 방문해 도움을 요청했고, 부활호 최초 설계자인 이원복(87) 예비역 공군대령을 찾아 부활호 복원에 대한 자문을 하는 등 발품을 팔았다. 더구나, 부활호를 개량복원 하더라도 조종사를 구하는 것도 문제였다.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비행기를 조종할 조종사가 어디 있겠는가. 이에 옥 센터장은 개량복원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조종사부터 물색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개량복원 사업에 참여시켰다. 부활호를 믿고 조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옥 센터장의 뜨거운 열정과 발품을 판 대가로 드디어, 2011년 7월 14일 부활호가 2년여의 개량복원 작업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이날 개량 복원된 부활호 2대가 일반에 공개됐고, 전시용 1대를 제외한 실제 비행용 1대가 20여분 동안 기념비행을 했다. 옥 센터장은 부활호가 활주로를 따라 달리다 하늘로 솟아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감격에 겨운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한다.

옥 센터장은 "부활호가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치고 격납고 앞에 멈추자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그리고 우렁찬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며 "그동안의 고생이 완전히 날아가는 듯 했다. 부활호 개량복원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서 "경남도가 주관하고 재단법인 경남테크노파크가 총괄한 이 사업에는 모두 10억 원이 투입됐다. 경남도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옥 센터장은 항공 관련 중소기업들이 항공기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는 '현장중심 연구지원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항공우주센터장으로서의 최종 목표라고 한다. 이는 확실하게 항공클러스터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이 포함된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그의 질주본능이 멈추지 않는다면, 사천은 우리나라의 첨단항공우주도시가 아닌 세계적인 첨단항공우주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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