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야기] (97) 2월 주요 철새도래지 동시조사 결과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에서는 올해부터 도내 주요 철새도래지를 대상으로 조류(鳥類) 동시 모니터링 사업을 한다. 그간 개별적으로 조사가 이루어졌으나 도내 주요 철새도래를 평가하는 데 활용하기에는 부적절하여 지속적인 자료 축적을 통해 서식처 관리 방안 마련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 추진하게 되었다.

대상 지역은 화포습지, 주남저수지, 번개지, 장척지, 우포늪, 봉암갯벌, 창포만, 마동호, 광포만, 동대만 그리고 낙동강 본류로 11곳이다.

첫 번째 조사는 2월에 이루어졌다. 11곳 지역에서 확인된 조류는 총 80종 2만 644개체였다.

이 중 환경부에서 보호를 위해 멸종위기 1등급으로 지정한 조류는 흰꼬리수리 한 종이 확인되었다. 흰꼬리수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멸종 위기에 처한 종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주남저주지에서 2개체, 남해 동대만에서 1개체 등 총 3개체에 불과했다.

OT87이라는 밴딩 단 큰고니. /전원배(우포생태학습원 사무국장)

그리고 멸종위기 2등급은 9종이 확인되었다. 그 중 큰기러기는 3278개체가 확인되었는데, 화포습지와 우포늪에 각각 1300여 개체가 기록되었고, 주남저수지와 번개지에서 각각 300여 개체씩 확인되었다. 멸종위기 2급인 큰고니는 674개체가 확인되었다. 우포늪이 530개체, 주남저수지에서 130개체가 확인되었다. 국제적으로 멸종 위험이 심각한 재두루미는 총 93개체가 기록되었고, 주남저수지에 가장 많은 77개체가 그리고 우포늪에서 16개체가 확인되었다.

우포늪은 재두루미가 지속적인 월동지로 이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북상 이동기에 잠시 휴식하기 위해 들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주남저수지에서 42종 5925개체, 우포늪이 50종 4695개체, 화포습지에서 28종 3948개체, 봉암갯벌에서 33종 1091개체, 동대만에서 20종 1014개체, 낙동강 본류에서 24종 1316개체가 확인되었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1000개체 이하로 적었다. 대부분 지역이 사실상 평년에 비해 2월 개체수가 상당히 적었으나 화포습지는 기대치보다 개체수가 높았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가 2850개체 확인되었는데, 화포습지는 최근 봉하 마을을 중심으로 월동 조류 먹이주기, 무논 조성 등을 통해 철새 보호활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대부분 기러기류가 봉하마을 농경지에서 기록되었다.

또한 화포습지방문자센터에서 들녘에 독수리를 위한 먹이를 제공하는데 2월에 화포습지에서 82개체의 독수리가 확인되었다.

그리고 우포늪에서는 OT87이라는 밴딩을 한 큰고니가 한 개체 확인되었는데, 어디에서 밴딩을 했는지 확인은 되지 않았으나 큰고니 이동경로에 관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이제 새들은 서둘러 번식지로 이동하고 있다. 봄이 찾아왔으니 겨울철새들이 서식하던 곳은 번식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새들이 대신할 것이다. 또 멀리 호주에서, 뉴질랜드에서 번식지로 이동하는 새들이 휴식을 위해 찾아올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3월 동시모니터링을 시행하게 된다. 새들에게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비록 동시모니터링에 참여는 못 하더라도 오늘부터 눈과 귀를 야생으로 돌려보라. 집 주변을 나만의 조사공간으로 새를 관찰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상이 될 것이다.

/이찬우(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사업지원팀장)

'환경 이야기'는 경남도 람사르 환경재단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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