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말고도 살고있네요] 회양목, 울타리용 조경수 주로 활용

올해 3월부터 새로운 학교로 출근한다. 내가 근무하게 된 학교는 남해고속도로 칠서IC를 나와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보이는 칠서초등학교다. 학교 옆으로는 산과 들이 있는 전형적인 촌락지역 학교이다. 하지만 주변에 공단이 많이 있어 200명 정도 되는 학생이 다니는데 함안에서는 다섯 번째로 크다. 올해 함께 지낼 6학년 17명의 아이를 만났다. 이곳의 자연만큼이나 순수하고, 착해 보인다.

금요일 점심시간, 학교에서 사용이 금지된 휴대전화를 모두 나눠주었다. 학교숲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하기 위해 휴대전화의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함이다. 매주 학교숲을 관찰하고 변화를 기록하기로 하였다.

오늘은 회양목을 주로 살펴보았다. 학교에서 회양목은 울타리 용도로 많이 심어지는데 화단이나 동상의 울타리로 반듯하게 가꾸어져 있다. 미국에서도 이렇게 반듯하게 가꾸어지는지 영어이름은 'box tree'이다.

회양목이 지금은 조경수로 많이 사용되지만, 옛날에는 도장나무로 불리며 도장의 재료로 많이 쓰였다. 생장이 매우 느린데 느린 만큼 재질이 치밀하고, 균일해 도장을 만들기에 좋은 재료다. 실제로 조각품, 악기 같은 것의 재료로 쓰이는 고급 목재다. 특히 회양목으로 만든 얼레빗은 튼튼하고 질이 매우 좋아서 최고급으로 인정해 주었다고 한다.

회양목은 화단의 울타리용 조경수로 많이 활용된다. /박대현

회양목은 함경도나 전라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전 지역에 분포하는데 석회암 지대에 주로 있어 석회암 지표식물로도 많이 알려졌다. 회양목이란 이름은 지금의 북한 땅인 강원도 회양 지역에서 많이 자생하는 이유로 회양목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강원도 회양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석회암 지대임을 예상해 본다.

회양목은 꽝꽝나무와 비슷해 같은 나무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잎이 줄기에 서로 마주나기(대생)인 회양목과 달리 꽝꽝나무의 잎은 서로 어긋나기(호생)로 되어 있다. 잎도 회양목은 좀 단단하고 평평하지만, 꽝꽝나무는 잎이 얇고 뒤로 살짝 뒤집어진 모양이다.

교사라는 직업을 갖고 일곱 번째 맞는 3월 새 학기지만 매년 꽃피우는 풀꽃처럼 나는 아직도 신규 교사처럼 설렌다. 따뜻했던 토요일, 교실 환경 정리를 하기 위해 홀로 학교에 남았다. 회양목의 꽃말은 '참고 견뎌냄'이라고 한다. 어렵고 힘든 일들 회양목처럼 참고 견디어 올 한 해 후회되지 않는 해로 만들면 좋겠다.

/박대현(칠서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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