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진주교육지원청 행정지원담당 곽상진 주무관

"반부패 청렴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전보다 훨씬 '청렴'이란 단어에 대한 고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구름에 떠가는 글자 하나를 잡으려고 기를 써 보지만 마음에 와 닿는 실체는 없고 구체적인 실상이 잡히지 않는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에서 주최한 투명사회 청렴문화 만들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곽상진 주무관(39·진주교육지원청 행정지원담당)이 쓴 글의 일부분이다. 곽 주무관은 이 글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상을 받았다. 그의 글에는 반부패 청렴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곽상진 주무관은 지난해 진주교육지원청으로 전근한 이후 반부패 청렴 관련 업무를 맡았고, 자연스럽게 반부패 청렴에 대한 생각도 많아졌다.

   

그래서 반부패 청렴 업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국내외 사례를 모아 보면서 나름의 틀을 잡았다.

그 사례를 다듬어서 글을 만들었고, 큰 상을 받게 됐다.

이후 청렴 공직 문화 조성을 위한 청렴 마일리지 분야에서 경상남도 교육감 표창까지 받는 영광을 안았다.

또 생활공감정책 제안 분야에서도 경상남도 교육감 표창을 받으면서 작년 한해동안 도교육감 표창 2번을 포함해 모두 3개의 큰 상을 받아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곽상진 주무관은 상을 받은 원인을 묻자 "글쓰는 재주는 없다. 다만 반부패 청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생활속에서 편안하게 실천하려고 노력한 것을 좋게 봐 준 것 같다"고 겸손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곽상진 주무관은 청렴과 관련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몇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공자는 논어 안연편에서 '民無信不立(민무신불립)'이라는 말을 했다. 제자 자공이 정사에 대해 묻자 공자는 '양식이 창고에 가득하고 병(兵)이 풍족하면 백성이 믿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공이 다시 그 중에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병을 버려야 한다고 했고, 그 다음은 양식을 버려야 한다고 공자가 답했다. 위정자는 신의를 잃어서는 안되며, 신의를 잃지 않으려면 자신이 청렴해야 한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또 목민심서 대목에 '廉者安廉 知者利廉(염자안렴 지자이렴-청렴한 사람은 청렴에 편안하고, 지혜로운 자는 청렴으로 이롭게 한다)'이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다산 정약용은 부패한 시대에는 청렴의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는 것이다. 부패와 비리가 역사의 흐름을 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목민심서에 나오는 또다른 대목으로 '청렴은 공직자 본래의 직무이다. 모든 선의 원천이고 모든 덕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 능히 다스린 사람은 없다'라는 글귀도 소개했다.

외국의 사례로는 2008년 반부패 지수 1위인 스웨덴의 사민당 여성 당수이자 부총리인 모나살린은 1995년 총리가 유력했지만 뜻밖의 사건으로 낙마했다. 마트에서 상품을 사고 자신의 카드가 없자 공적인 카드를 이용했고 금액은 34만 원 정도였다. 이후 자신 돈으로 카드대금을 체워넣고 이를 신고까지 했다. 그러나 언론은 국민의 돈과 개인 돈을 구별하지 못한다며 그녀를 공격했고 결국 부총리직을 사퇴했다는 것이다.

곽상진 주무관은 "이런 나라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부럽기까지했다. 정치인을 믿고 따를 수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지나친 엄격함으로 거리감까지 느껴지지만 국민이 국가를 신뢰하고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행복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곽 주무관은 "고전을 보면서 오늘날도 다를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뇌물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공무원이 있다. 사소하다고 생각한 것을 용납하면서 받은 뇌물의 수백 배나 되는 것을 잃는다"며 "청렴은 다산의 말처럼 공직자라면 청렴을 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생활속에서 청렴을 실천해야 하며 그래야 나비효과처럼 청렴한 세상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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