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이 만난 사람] 권민호 거제시장

처절하도록 가난했던 어린시절을 보낸 덕에 '강한 집념'과 '성실'이 주특기라는 권민호(57·새누리당) 거제시장. 2013년, 그의 뚝심은 해양플랜트와 관광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향해 있다.

그는 거제시청 1층 민원창구 한쪽 개방형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시민들에게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가고, 수많은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려는 것"이 그 이유라면서.

-취임한 지 2년 8개월이 지났는데, 결실은.

"보람과 성과가 있다. 거가대교 개통식을 당시 가덕도 인터체인지에서 하는 걸로 잡혀 있었다. 왜 거제에서 해야 된다고 생각했냐면,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교량은 섬이 의미가 크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신거제대교(통영~거제)를 개통했을 때 거제에서 개통식 할 장소가 없어서 통영에서 했다. 당시 거제시민들이 분노했다. 청와대에 하소연 많이 했다. 이번엔 거제에서 하도록 해 달라, 안 그러면 개통식 축하하러 거제에선 아무도 안가겠다 그랬다. 청와대에서 대통령 경호상 문제가 없겠는지 물었고, 거제경찰서장이 이상 없다고 해서 거제에서 개통식을 했다. 가장 큰 보람이었다."

올해 초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를 유치한 권민호 거제시장은 내년쯤 접어들면 조선산업 침체도 풀리고, 해양플랜트 물량이 있으니까 거제지역 경제도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일호 기자

-성과는 뭔가.

"거가대교 타고 (거제 방향으로)오다 보면 송정IC 부분이 단절돼 거제 시내를 관통해 통영, 고성 쪽으로 가게 된다. 주말에 차가 많이 밀린다. 해를 거듭할수록 정체현상 보이기 때문에 송정~문동까지 단절구간 연결해 달라고 정부 부처에 하소연했다. 정부도, 경남도도 그 중요한 도로에 대한 기본계획도 없었다. 2년 몇 개월 동안 뛰어다녔더니 정부가 2299억 원, 공사비 100%를 부담해 준고속도로 형태로 개설해주기로 했다."

-홍준표 지사가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 터 조성비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올해 초 해양플랜트센터를 유치했다. 부산, 경남 몇 곳에서 유치 경쟁 심하게 했다. 거제는 삼성, 대우 해양플랜트 주 생산기지라는 당위성을 가지고 유치했다. 해양플랜트 하나 만드는 것도, 전체 국산화 비율이 20%밖에 안 된다. 고가 플랜트를 수주하고도 돈은 외국에서 다 버는 시스템이다. 해양플랜트센터가 경쟁력 있는 백업 역할을 할 거다."

-조선 산업이 침체해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선박 수주 떨어진 상탠데, 그나마 해양플랜트 비중이 늘어나면서 큰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배 만드는 것 하고 해양플랜트 만드는 것 하고 기술이나 노동 인력이 전혀 다르다. 작년에 해양플랜트 비중이 늘었는데 맞춤식 인력이나 시스템이 부족해 물량 확보하고도 지역경제와 바로 연결이 안 된다. 내년쯤 접어들면 해양플랜트 물량이 있으니까 지역경제도 호전될 것이다."

-김백일 동상 건립과 관련해 소송 중이다. 거제시 입장은.

"김백일 장군이란 사람이 공과 과가 뚜렷하게 다 있다. 다만 어떻게 김백일이 친일했는가 하는 구체성은 없다. 김백일이 원래 이북사람인데, 6·25 때 김일성 북한사회에 동조하지 않고 대한민국에 와서 군인이 됐다. 그리고 32살 때 전사했다. 초창기에 김백일 장군 동상 건립 제안이 들어왔을 땐 김백일의 공과 과를 전혀 몰라서 찬성했는데, 행적은 옳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과가 있으면 갈등요소가 되는 것 같다. 지금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하고 소송 중인데, 시는 소송 결과에 따를 생각이다."

-장승포 호국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어찌 돼가나.

"장승포 호국평화공원 사업은 1950년 12월 함경남도 흥남에서 거제 장승포까지 1만 4000명 한국전쟁 피란민을 구출한 메르디스 빅토리호와 흥남철수작전을 콘텐츠로 테마공원을 만드는 사업이다. 장승포 일원에 선박전시관 시설 도입을 계획 중이다. 2011년 2월 타당성조사 용역 완료했고, 2012년 9월 공공시설 설치동의안이 의결됐다. 현재 공원조성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도 모자이크 사업에 선정됐는데, 2월 말 사업성 재평가 최종검증을 거치면 사업 추진할 거다."

-추진이 잘 안 되는 사업은.

"잘 안되는 사업이 세 가지다. 장승포 여객선 터미널, 재활용하자는 측면에서 일본하고 정기여객선 운영해보면 어떻겠냐는 생각 했는데, 비행기 삯보다 비싸고 장기간 가는 배를 타겠느냐, 지금으로선 불가능하다. 장기과제로 가져가야 될 게 뭐냐면, 해양플랜트 사업 비중 커지면서 해양플랜트 산단으로 이름 바꿔 100만 평 정도 추진하는데, 절차가 상당히 많다. 또 300만 원대 서민아파트는 불가능하다는 의견 지배적이었다. 지금은 민간제안사업으로 터를 확보해서 700가구를 짓기 위해 절차상 잘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착공 될 거다."

-올해 주요 시정 계획은.

"돌핀파크. 돌고래 애호가들은 반대하는데, 동물이 자연 상태에서 노는 것도 좋지만, 동물이 사람과 같이 어울려 지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수익만 올리기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일은 안 된다. 지금은 동물과 체험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괜찮다. 노자산 케이블카도 추진한다. 산림청과 내부적인 절차 밟고 있다. "

-케이블카는 환경단체에서 반발하지 않나.

"국립공원은 아니다. 없으면 좋겠지만, 환경훼손을 그리 심하게 하지는 않는다. 민자 형식으로, 관광개발공사가 지분을 투자한다."

-거가대교 관광조성사업도 경남도 승인 받았다.

"거가대교 관광조성사업은, 한화리조트가 숙박시설, 워터파크, 마리나 시설 하는 데 약 1993억 원 정도 투자한다. 올해 착공하도록 협의 중이다. 40년 숙원사업이었던 동서 계룡산 터널도 설계발주 조만간 들어가 내년 3~4월 착공한다. 그리고 장승포 앞 지심도라는 동백섬이 있다. 이 섬은 외도보다 세 배 이상 면적이 크다. 동백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자연생태가 잘 보존된 곳이다. 국방부로부터 소유권 이전 받으면 관광개발공사가 사업을 하게 된다."

-왜 시청 1층 민원실에서 시장 업무를 보나.

"시가 아픔이 있다. 전임 시장 세 분이 어려움(뇌물수수 혐의로 사법처리) 겪었고, 24만 시민이 자존심 많이 상해 있다. 시장 자리는 유혹의 대상이다. 거제는 개발 사업이 많아서 더 유혹의 손길이 많다. 시정 대상은 시민이다. 시민 속에서, 어떤 민원인이 오는지 봐야 한다. 그래야 감시 기능도 있고, 유혹에 넘어갈 일이 있을 때 (내)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다."

-차기 거제시장에 도전하나.

"현직 시장은 도전하는 게 아니라 4년 행정을 가지고 평가받아야 한다. 남은 기간 추진하는 일, 성과 내고 난 뒤에 시민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능력에 한계 있으니까 물러나야 된다 하면 물러나야 하고, 더 해야 한다고 평가해주면 더 해야 하는 것이고. 지금은 나머지 임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서일준 부시장은 청와대 근무하다 왜 거제로 왔나.

"서일준 부시장은 내가 제안해서 스카우트 해왔다. 10개월 전부터 공을 들였다. 중앙에서 풀어야 할 거제시 일들을 (거제 출신)부시장이 청와대서 간접적으로 많이 도와줬다. 고향에 와서 마지막 봉사를 해달라고 했다. 3급이라, 2급이면 부시장으로 올 수도 없으니까. 부시장은 한사코 안 오겠다고 했다. 집요하게 내가 얘기해서 오게 됐다. 윤한홍 행정부지사와 같은 마산고 출신이라는 이유로 청와대 낙하산이란 소릴 들어서 내가 부시장에게 굉장히 미안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