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요즘 뭐합니까] 조재영 창원시의원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그는 갑자기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그 눈물은 '마산'이라는 이름이 사라져 가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마산에서 태어나고 자라 대학까지 마쳤으니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창원시의회 조재영(48·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마산) 의원이다.

조 의원은 '마산 토박이'다. 그의 부모도 마산합포구 창동에서 70년 정도 식당을 운영해왔다고 한다. 회의 도중 울컥하고 눈물이 나왔던 배경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안타까움을 삼키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집이 시내 쪽이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어시장에서부터 창동에 이르기까지 정말 내가 살아온 역사다.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경남에서는 인근지역 사람들이 마산으로 다 모였었다. 그런 중심지였는데, 영화롭던 시기가 가고 이제는 침체기로 원 도심에 공동화 현상이 생겨 버렸다."

조재영 창원시의원./박일호 기자

조 의원은 지난해 회의에서 '마산가포신항' 명칭에 대해 언급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가포만 해도 해수욕장이 있었다. 수질 안 좋아 폐쇄됐지만, 거기서 보트를 타고 수많은 추억이 있다. 가포가 마산의 고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어찌 보면 마음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신항이 들어서고, '마산'이라는 지명도 점점 없어지는 상황이 되니까 가슴이 아프더라. 사실 가포 유원지, 휴양지로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바다로 남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만큼, 가포가 정서적으로 마산 시민들에게 준 영향이 컸다."

그래서 조 의원이 관심을 쏟는 부분도 마산 옛 도심의 부활과 마산의 앞날이다. "지금 어시장이 회 타운 기능밖에 못 하는데, 도심 공동화 현상을 막으면서 창동·오동동과 함께 상생 발전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있고, 관광객들도 올 것이다. 역시 침체기를 겪는 팔룡동 농산물 시장이 어시장 쪽으로 오면, 윈윈하면서 시민들도 같이 구매할 수 있어 좋을 것이다. 어시장 발전 방향을 계속 고민 중이다. 창동예술촌도 걱정이 많이 된다. 이렇게 놔두면 명소가 되지 않고, 여태까지 투자한 수많은 예산을 허투루 쓴 결과밖에 안 된다. 마산은 개항 이후 역사와 문화가 오래된 도시다. 이를 토대로 마산의 미래에 대한 윤곽을 잘 짰으면 한다."

조 의원은 대학시절 사학과에 다녔다. 입학하면서부터는 선배들과 함께 수많은 시위 현장을 오갔다. 그때부터 사실상 정치와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선배 권유로 정치계에 발을 내디뎠고, 민주당 마산 갑(마산합포구) 위원장을 거쳐 비례대표로 2010년 지방의회에 들어왔다.

초선이자 비례대표 의원으로 한계도 많이 느낀다는 고백도 들을 수 있었다. "정치라는 것이 많은 생각과 고민을 요구하는 것 같다. 특히, 마산·창원·진해가 통합되면서 너무 많은 무리수가 생긴 듯하다. 인간관계를 맺는 데에도 정치적 논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정치인은 자기가 직접 찾아다니면서 발로 뛰어야 하는데, 아직 서먹해하는 편인 것 같다. 이런 것을 극복해야 거듭날 수 있겠나 싶다."

조 의원은 어쩌면 이중고를 겪는 지방의원이다. 여전히 보수성이 강한 마산지역에서 야당 여성 의원으로 자리매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마산은 너무 보수적이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정치를 한다는 게 편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앞으로 갈수록 여성 정치인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여성의 정치관이 남성과 다른 면이 있다고 본다. 이치에 맞지 않은 것에는 결탁하지 않으려는 속성이 여성 의원들에게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어느 나라든 여성이 강하면, 그 나라는 강하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올곧게 자라게 하고, 이러한 여성의 힘이 정치·사회·경제가 발달하면서 드러난다. 창원시의회도 25%가 여성인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여성 의원들끼리 서로 화합하고 소통해 좋은 선례를 만들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시의원으로서 마음가짐과 포부도 밝혔다. "보수성이 강한 마산합포구에서 정치인으로 생활하면서 앞으로 정치적으로 다양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애쓸 생각이다. 다양성이 확보되면, 마산이 훨씬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인간은 모두 존중받아야 하고, 누구를 만나든 어느 곳에 있든 스스로 편견을 안 두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면 좋겠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