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부족한 기 약으로 보충…체질·증상 맞게 처방해야 도움

한의학에서 치병팔법이라 하여 약으로 병을 치료하는 8가지 방법이 있다. 즉, 한·토·하·화·온·청·소·보(汗·吐·下·和·溫·淸·消·補)법의 종류가 있는데 이중 보법이 흔히 말하는 보약에 해당한다.

보법이란 선천적·후천적 허약, 만성질환, 과로, 영양 불균형 등으로 인한 인체의 부족을 약으로 개선하는 방법이다. 크게 기허(氣虛·기가 부족함)를 개선하는 보기약, 혈허(血虛·피가 제 기능을 못함)를 개선하는 보혈약, 음허(陰虛·물질적인 바탕이 부족함)를 개선하는 보음약, 양허(陽虛·기능이 저하됨)를 개선하는 보양약으로 나뉜다.

보기와 보양은 기능적으로 저하된 부분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보혈 보음은 주로 물질적인 바탕을 보충해주고 채워주는 방법이다.

기허는 전체적으로 기운이 부족하여 바람 빠진 풍선에 비유할 수 있다. 항상 기운이 없이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한다. 또한 잘 누우려고 하고, 밥을 잘 안 먹으며 소화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얼굴은 창백하며 말이 힘이 없다.

혈허는 피가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빈혈, 어지러움, 두통, 변비 증상 등이 나타난다.

양허는 따뜻한 기운이 부족한 것으로 젖은 옷을 입은 상태, 혹은 약한 화력으로 물이 잘 끓지 않는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 추위를 많이 타고 무릎이 시리며 설사를 잘하며 무기력하거나 인체의 대사가 떨어지기 때문에 적게 먹어도 살이 찌기 쉽다.

음허는 지나치게 물이 끓어서 물이 부족한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하거나 마른기침이 오래가거나 먹어도 살이 잘 안 찌는 경우가 많으며, 미열이 지속하기도 하고 손발만 유난히 뜨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부족의 상태가 성장통이나 유행성 질환에 잘 걸리는 등 몸 전체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특정 장부와 관련되어 부분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는 폐의 기운이 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는 비(脾·소화기관)의 기운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잘 놀라거나 잠을 깊이 못 자면 심이 허한 것이고, 두통이 잦으면서 눈이 안 좋고 손톱이 약하다면 간이 허한 것이다. 야뇨 증세가 있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증세가 있다면 신허한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보약을 사용할 때는 어떤 장부가 허약한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보약은 병 없이 건강하게 살려고 쓰는 것이 있고, 기와 혈 또는 개별 장부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몸을 건강하게 하고 병을 이겨내는 힘을 기르고자 쓰는 것이 있다. 그래서 만성질환의 치료약이 될 때도 있고 건강한 상태에서는 예방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보약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무조건 몸에 좋은 것이 아니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부족하지 않은 부분을 채우면 그 때문에 오히려 병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보약도 체질과 증상과 병의 상태에 맞게 적절하게 처방 될 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옥상철 아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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