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옵옵옵옵 오빤 강남스타일~옵옵옵옵옵 오빤 강남스타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가사 일부다. 계속적인 반복으로 많은 가사 중 가장 귀에 남는 부분이기도 하다.

싸이가 지난해 발표한 강남스타일은, 유튜브에 올린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른바 '말춤'과 함께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얼마 전 뮤직비디오는 최고 조회 수 돌파로 이슈가 되었고, 노래는 우리나라 가요계가 꿈꾸던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제 싸이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최고의 무대에 당당히 그의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아가 강남스타일 후속작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또 어떤 작품을 들고 나올지 무척 궁금해진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K팝의 세계화를 외치고 있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성공을 알리는 신호탄일 것이다. 또 미국 등 해외에서도 이례적인 호평이 쏟아진 것은, 아시아 음악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큰 공헌을 했음을 확인시켜준다.

이런 가수 싸이가 조만간 있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다.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취임식 본행사에 앞서 싸이 등이 출연해 식전 공연을 펼친다고 한다.

또한 다양한 장르를 섞어 '관람형 공연'이 아닌 '참여형 공연'이 되도록 하겠다는 윤호진 준비위 총감독의 설명도 있었다.

싸이의 취임식 공연 소식이 알려진 후, 많은 사람이 싸이가 이 자리에서 어떤 공연을 보여줄지 궁금해 하고 기대를 갖는 모습이다. 특히 최대 관심사는 혹 참석자들과 함께 강남스타일을 부르면서 말춤을 추는 건가인 것 같다.

일단 싸이의 등장으로 많은 국민의 관심을 대통령의 취임식으로 이끄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그렇다면 강남스타일과 말춤은 취임식 자리에 적절할까 그렇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이날 취임식 자리에는 강남스타일이 울려 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지만, 가장 먼저 나는 강남스타일의 가사가 의미하고 있는 뜻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말춤을 춘다고 소통과 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테다. 무엇보다 싸이의 공연으로 다른 문화행사들이 들러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대통령 취임식이라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과 멋이 잘 드러나는 공연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에게는 인격이 있고 하나의 시에는 시격이 있고 한 나라에는 국격이 있다. 점잔을 떨자는 말이 아니다. 세계적인 뮤지션인 가수 싸이가 문화예술인 대표 성격으로 취임식에서 공연을 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의 격이 대통령 취임식을 통해서 잘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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