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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지친 몸과 마음 해신탕 먹고 기운 '불끈'

[경남맛집] 창원시 석전2동 '참뻘'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3년 02월 06일 수요일

흔히 '보양식'하면 여름이 생각나지만, 겨울 보양도 여름 못지않게 중요하다. 추운 날씨에 면역력이 약해지면 양기가 허해져 항상 맑은 콧물이 흐르고, 손발이 차며, 밤중에 소변이 잦아진다. 계절성 만성질환자는 겨울에 기관지염, 다뇨증, 동상 등에 쉽게 걸려 몸을 더욱 상하기도 한다.

허약 체질인 사람 중에 봄과 여름에 쉽게 병을 얻는 사람은, 겨울에 몸을 단단히 보해 놓지 않으면, 기가 빠져 또다시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사람들에게 겨울에 고단백·고열량 음식 위주 섭취를 권하기도 한다.

어르신들에게는 한 해 건강을 위해서도 겨울 보양은 필수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보양 음식은 천차만별이다. 이 중에서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가족이 한데 둘러앉아 함께 즐길 수 있는 보양 음식을 잘 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았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동마산병원 옆 골목에 위치한 '참뻘'. 이 집은 홍어와 낙지 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다양한 메뉴 중에서도 특히 보양 음식인 '해신탕'을 맛있게 하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해신탕'은 어려서부터 낙지 요리에 '환장'한 이영란(45) 사장이 어머니 손맛을 이어받아 만드는 음식이다.

"어릴 때부터 낙지 요리를 너무나도 좋아했어요. 낙지볶음·낙지덮밥 등 메뉴를 가리지 않았어요. 단골집을 정해놓고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가 음식을 찾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별명으로 '낙지'라고 부를 정도였다니까요." 현재도 낙지 사랑이 충만한 이영란 사장 어머니는 마산 창동골목에서 20년이 넘게 밥집을 운영했다.

주변 상인들이 대놓고 밥을 가져다 먹을 정도로 손맛이 좋았단다. 이러한 어머니 재능을 자녀들이 물려받았다.

"우리 오빠도 어머니 손맛을 이어받아 밥집을 차렸어요. 저는 그 식당에서 일손을 돕기도 했고요. 오빠는 특히 홍어를 좋아해 같이 관련 공부도 하고 했는데, 이렇게 함께 음식 장사를 하다보니 이 둘을 테마로 가게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목포에서 가져오는 낙지. 살짝 익은 낙지 다리를 썰어 양념 간장에 찍어먹으면 신선하면서도 탱글탱글한 게 씹히는 맛이 좋다. /박일호 기자  

'참뻘'이 가진 진짜 이름은 '참 홍어 뻘 낙지'다. 두 가지 재료를 모두 전문으로 하는 데 많은 노력이 따랐다. 홍어로 유명한 전남 목포 내 한 식당에서 석 달 이상 살며 공부했다. 매일같이 목포 수산시장을 들락거리며 질 좋은 낙지를 선별하는 눈을 키웠다. 덕분에 목포 수산시장 내 좋은 중매인을 만나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

'해신탕'은 연포탕 등 낙지를 이용한 국물 요리를 만들다가 우연히 시작했다. 평소 음식 공부에 욕심이 많은 편이라 한 번 성심껏 만들었던 것이 맛이 좋아 보양 메뉴로 두게 됐다.

탕에는 넓은 냄비에 닭, 낙지, 전복, 바지락이 들어간다. 처음 손님상에 낼 때는 닭 한마리에 낙지 한 마리, 전복 두 마리, 개조개·가리비·바지락 등 각종 조개류가 들어갔단다. 한데 손님들이 조개 50개보다 전복을 더 많이 찾다보니 지금은 닭 한마리에 낙지 두 마리, 전복 네 마리, 바지락이 조금 들어간다.

육수는 닭발과 뼈에 천일염으로 간을 해 만든다. "우리집 소금은 전남 신안 비금도에서 2년 동안 간수를 뺀 천일염을 써요. 천일염은 짭조름하면서도 단맛이 돌거든요. 때문에 별다른 밑간 재료가 필요없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육수에 닭을 넣고 열 발산을 막는 황기, 대추, 마늘만을 넣어 한 시간 동안 푹 고아낸다.

육수는 흡사 진하게 우러난 닭곰탕처럼 뽀얗고 맑은 것이 원기를 보하는 단백질이 흘러넘칠 것 같다. 여기에 전복과 낙지는 생물을 눈앞에서 바로 냄비에 넣어 한 소끔 끓여낸다.

   
  함께 나오는 밑반찬은 대부분 천일염을 볶은 후 갈아 낸 소금으로 간을 해 한층 깔끔한 맛이 난다./박일호 기자  

샤부샤부 형태로 살짝 익은 낙지 다리를 썰어 양념 간장에 찍어먹으면 신선하면서도 탱글탱글한 게 씹히는 맛이 좋다. 넉넉하게 든 전복은 내장과 살을 숟가락으로 살짝 걷어올려 한입에 우적이면 한층 맛이 난다. 닭은 영계와 중간 크기 사이 것만 사용해 육질이 퍼석한 감이 적고, 촉촉하다. 담백하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국물에는 닭이 가진 특유의 잡냄새가 없는데다, 해산물이 가진 바다 맛이 더해져 목 넘김이 시원하다. 손님상에 나가기 전 초탕 과정에서 닭에서 나오는 기름기를 걷어내면서 해산물이 가진 시원한 맛을 살려내고자 노력하는 덕이다.

   
  해신탕을 다 먹고 나면 탕 육수로 끓인 죽 또는 칼국수 사리를 더할 수 있다./박일호 기자  

함께 나오는 밑반찬은 대부분 천일염을 볶은 후 갈아 낸 소금으로 간을 해 한층 깔끔한 맛이 난다. 직접 담그는 김치는 홍어를 갈아넣은 양념으로 맛을 내 살짝 익으면 평소 맛보지 못한 상큼함을 전한다. 해신탕을 다 먹고 나면 해신탕 육수로 끓인 죽 또는 칼국수 사리를 더할 수 있어 온 가족 한 끼 식사로 안성맞춤이다. 미리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려 맛을 보려면 1시간 전에 주문을 하는 것이 좋다. 홍어는 항아리에 짚을 깔아 삭히는 전통 방식으로 직접 만들어 믿음이 간다. 발효를 촉진하는 매개로는 막걸리를 사용해, 삭힌 홍어 특유의 고약한 냄새를 중화시킨단다. 중간 단계로 너무 많이 삭히지 않은 홍어만 손님상에 내 처음 먹는 사람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홍어는 열을 가할수록 암모니아 향이 강해진다. 이런 특유의 독한 맛을 즐기고 싶은 사람을 위해 삼합과 함께 홍어전, 찜, 애국, 그리고 묵을 조금씩 낸다. 낙지 요리에는 전남 무안이나 장흥, 벌교 등지 갯벌에서 잡은 낙지를 공급받아 쓴다. 반면 금어기인 7월과 8월에는 낙지 요리를 하지 않는다. 많은 의사들은 '보양식'이라는 개념이 허황된 것이라고 말한다. 보양식은 옛날 단백질 보충이 어렵던 시절, 이를 해결하고자 이따금씩 가축을 잡아먹은 풍습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이 질 좋은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곧 '보양'이었던 셈이다. 단백질이 가득해 온 국민이 좋아하는 보양 재료인 '닭'과 농번기 힘들게 일하던 소를 벌떡 일으킨다는 '낙지', 저지방 고단백 식품의 대표주자 '전복' 등…. 한 해를 거뜬히 나게 할 기초체력을 기르는 데 이만한 것들이 있을까 싶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해신탕 5만 원 △홍어삼합(칠레산) 소 3만 5000원·대 5만 원 △홍어무침 3만 원, 홍어찜 3만 원 △홍어삼합(흑산도산) 소 7만 원, 대 10만 원 △산낙지회 소 3만 5000원·대 5만 원 △산낙지전골 소 3만 5000원·대 5만 원 △산낙지 연포탕 소 3만 5000원·대 5만 원 △산낙지 볶음 소 3만 5000원·대 5만 원 △산낙지 초무침 3만 5000원 △산낙지 전복조림 3만 5000원 △돌판장어 3만 5000원 △장어전골 3만 5000원 △장어탕 6000원.

◇위치 :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2동 234-1 (석전동13길 28). 055-299-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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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