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환경재단과함께하는 환경이야기] (92) 양서류의 위기

많은 사람이 개구리 왕눈이를 기억할 것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덩치도 작지만 피리를 잘 불고 불의에 맞서는 용감한 개구리 소년이다. 왕눈이가 살아가는 무지개 연못은 그들에게 세상 전부나 다름없다. 그런데 앞으로 우리는 왕눈이의 피리 소리를 영원히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 중에서 멸종의 위협에 가장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 양서류다. 양서류는 대부분 수심이 얕은 습지에 서식하는 생물로 개발에 다른 습지의 소실은 해당 습지에 살아가던 양서류의 절멸을 의미하는 것이다.

양서류의 위기가 습지의 소실과 더불어 바로 양서류에 치명적인 '항아리곰팡이균'의 위협이다.

2006년 12월, 일본에서 사육되고 있는 외래종의 개구리에서 양서류에 치명적인 항아리곰팡이균이 아자부대학 수의학부 우네 교수팀에 의해서 검출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볼 때 양서류를 집단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항아리곰팡균은 외래종의 도입에 의해서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불산 습지의 청개구리. /이찬우

양서류 항아리곰팡이균은 개구리 신체표면에 기생, 번식하여 피부 호흡을 곤란하게 만들어 급기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 병에 걸리면 식욕이 감퇴하고 점점 병세가 악화하여 전신이 마비된다.

사육 개체는 항생제를 투여하여 어느 정도 감염에서 벗어날 수 있으나 야생 개체군은 감염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다만, 개구리의 종에 따라서 세균이 미치는 영향이 다른데, 예를 들어 아프리카발톱개구리와 황소개구리 등은 감염되어도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 병균은 북아메리카 서부지역, 중미,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동부지역에서 급속히 퍼져서 양서류의 개체군에 치명적인 감소나 멸종을 가져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병균은 전 세계에 서식하는 양서류 개체군 감소의 약 30%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 병균이 어느 지역에서 시작되었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애완동물 시장의 급격한 증가로 특정 지역에 서식하던 양서류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지구차원의 심각한 문제로 확대되어 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서류의 문제는 단순히 특정 종의 멸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양서류는 포유류, 조류 등 상위 포식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먹이자원이고, 또한 양서류가 곤충류를 포식하기 때문에 해로운 곤충류의 대 번성을 방지해 왔다는 점에서 양서류의 위기는 생태계 전체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더욱더 높으며, 생물다양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지만 양서류 항아리곰팡이균은 양서류에게 매우 치명적인 병균으로 일반인들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독자들께서는 기르는 개구리의 상태가 평상시와 다르다면 동물병원에 연락해야 한다. 육안으로 병균 감염을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필요한 경우 동물병원, 전문검사관에게 연락해서 감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설 연휴에 또다시 한파가 찾아온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이번 추위가 올겨울 막바지 추위가 될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기온은 오르고 개구리 왕눈이가 사는 무지개 연못에도 생활의 활기가 찾아올 것이다.

   

이제 여러분의 도움이 왕눈이에게 필요한 시점이니 관심을 둬 보자.

/이찬우(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사업지원팀장)

※'환경 이야기'는 경남도 람사르 환경재단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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