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있습니다] 마산구항 방재언덕 사업, 이대로 가도 좋은가

시민단체에서 2012년 12월 13일부터 매주 한차례씩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놀라운 결과를 접하였다. 1차 모니터링은 마산해양신도시에 중점을 두었다가 2차 모니터링을 기점으로 마산해양신도시와 마산만의 생태모니터링을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교방천과 회원천이 합류하여 마산만으로 내려오는 마산관광호텔 앞으로 철새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관찰했다. 현재 7차례의 모니터링을 통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철새들이 찾아와 그 곳이 쉼터역할 및 먹이터로 사용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철새 먹이터와 쉼터 역할, 마산만이 해내다

오랫동안 수질오염으로 몸살을 앓아온 마산만은 2008년도부터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되어 '연안 오염총량제'가 시행되었다.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꾸준한 노력으로 인해 마산만의 수질이 살아나고, 생명들도 살아 숨쉬는 장소가 되었다. 봉암갯벌을 축으로 마산만이 살아나자 많은 철새들이 찾아오고 그 영향으로 교방천과 회원천이 만나 마산만으로 흘러가는 마산관광호텔 앞에 철새들이 찾아오고 있다. 아래표를 보면 2차 모니터링에서 120마리의 오리와 갈매기 20마리에서 5차 모니터링에서는 1800마리의 철새가 온 것을 확인했다.

지난 15일 흰죽지 무리가 창원시 마산회원구 자유무역지역 앞 바닷가를 헤엄쳐 다니고 있다. 흰죽지는 매년 수만 마리가 마산항과 봉암갯벌 일대에서 겨울을 지낸다. /김구연 기자

오탁방지막을 주변으로 모래톱이 형성되고, 봉암갯벌의 영향으로 수질이 개선되자 이곳에 먹이가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철새들이 모여들게 된 것이다.

이곳은 제2의 봉암갯벌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생태계는 부분별로 좋아지고 나빠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부분이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바로 마산만의 봉암갯벌 역할이 봉암갯벌에서 끝나지 않고, 마산만 전역으로 영향을 미쳐 교방천과 회원천이 만나는 이 지점에도 생명이 찾아오게 만들었다. 그러나 생명이 찾아오는 이곳이 형성되자마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마산구항 방재언덕 사업, 철새 쉼터도 빼앗는다

올해 6월부터 공사가 진행되는 마산 구항 방재언덕과 관련하여 시민사회에서는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시민으로부터 해양조망권을 빼앗고, 공사의 타당성과 방재효과가 없는 사업임을 확인했음에도 바다를 매립하겠다는 것은 어떤 화려한 수사구를 붙여 넣어도 환경을 볼모로 잡아 토목사업을 배불리는 것 이외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바다를 매립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자연재해를 막겠다는 것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다름없다.

안타깝게도 이처럼 향후 마산만의 수질과 철새들의 도래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이곳을 매립하고 3.50m 높이의 언덕을 조성한다.

바다와 철새들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이 공간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볼 수 있는 공원, 콘크리트 벽을 세워 주차장 조성한다는 것에 어처구니없을 뿐이다. 더구나 방재효과도 없는 방재언덕을 위해 600억의 국민 혈세가 낭비된다. 혈세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재검토되어야 하지만, 공사구간에 철새들이 이와 같이 찾아오는 현재 매립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전면검토가 어렵다면 적어도 마산광관호텔 앞에서 기선권현망 수산업현동조합까지의 매립계획은 방재언덕사업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생명이 사는 마산만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시민사회와 각계각층의 노력은 물거품 되며, 창원시에서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가고파마산만은 토건업자들 배불리기 위한 욕구에 의해 잃고 말 것이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곽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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