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등급 전통시장의 몸부림] (4) 함양 마천시장

전국의 많은 전통시장이 현대화 사업으로 활성화를 노리고 있지만, 전통시장이라는 이미지와 동떨어지고 예산만 낭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민과 방문객, 상인들이 함께 지역 특성을 살리는 시장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 이는 지리산 아래 함양군 마천면 가흥리에 있는 마천면 전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특색 없는 사업으로 상권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추락한 명성 = 5일장(5, 10일)인 마천면 전통시장은 한때 마천면을 비롯해 인근 휴천면 일부 지역과 전라도 산내면, 인월에서 장꾼들이 모여들 정도로 성세를 누렸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되면서 상권이 축소돼 인근 지역 장꾼들조차 발길을 끊어 시장 규모가 줄어들자 경쟁력이 매우 약한 E등급으로 분류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소기업청의 시설현대화 사업 운영 지침상 예산지원 우선순위에서 제외돼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이에 침체한 전통시장을 살리고자 함양군은 지리산 둘레길 완공으로 지리산을 찾는 탐방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새로운 먹을거리 촌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지리산과 둘레길을 찾는 등산객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특색있는 먹을거리 제공과 판매로 시장을 활성화 시키려 한 것이다.

   
함양 마천면 전통시장 전경과 내부 모습. /함양군

◇추진 상황 = 마천면 전통시장은 지난 2008년 도비 2억 원, 군비 3억 1000만 원으로 총 5억 1000만 원을 들여 연접한 터 1590㎡를 매입했다. 2011년 도비 1억 8000만 원, 군비 1억 8000만 원으로 총 3억 6000만 원을 확보해 건물을 신축했다.

1층은 앞으로 예산을 추가 확보해 노후화된 현재 시장을 이전키로 하고 2층 288㎡에 먹을거리 촌으로 식당 2개 점포를 조성해 현재 1개 점포는 영업 중이며, 1개 점포는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애초 목적과는 달리 탐방객 감소와 특성을 살린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없어 여전히 매출이 감소,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아쉬움을 주고 있다.

◇활성화에 나선 함양군 = 현재 영업 중인 점포는 방문객들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분식 종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준비 중인 점포는 지리산 자락에서 채취한 각종 약초와 산채로 만든 산채 비빔밥과 정식, 예로부터 유명한 마천 흑돼지를 이용한 각종 먹을거리를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국비 5000만 원, 도비 6000만 원과 군비 9000만 원으로 총 2억 원을 확보해 노후화된 시장을 이전하고자 1층에 점포 7개소를 리모델링 하고 간이판매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간이판매장과 주차장 조성 등이 중지 상태에 있으나 날씨가 풀리고 사업이 마무리되면 올 4월쯤 이전 개업해 지리산과 둘레길을 찾는 등산객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리산에서 생산되는 약초와 산채, 흑돼지 등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판매하면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이 증가, 침체된 전통시장이 지금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천 옻 등 농·특산물과 연계 = 함양군은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관문에 있는 마천면 전통시장을 관광 1번지로 널리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특히, 마천면 지리산 자락에는 할아버지부터 3대째 옻나무 진액을 채취하며 참옻나무 진액을 생산하고 있는 농가도 있다. 마천면 지역 내 120여 농가에서 채취되는 진액은 전국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연 4억 원의 소득을 올리며 농한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울러, 마천면은 지리산과 둘레길, 칠선계곡 등이 있는 관광명소로 매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또, 매일 지리산 고속버스가 마천에서 동서울을 8회 왕복 운행하고 있으며,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88고속도로 등으로 교통 요충지이기도 하다.

함양군은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시장 활성화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마천시장에서 거래되는 옻 진액, 약초, 산채, 농특산물, 지리산 흑돼지 등은 주변 관광자원인 둘레길, 자락길, 칠선계곡 등 관광자원과 연계해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앞으로 믿을 수 있는 재료만을 선별해 신선하고 저렴하게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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