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사람] 창선면 토박이 임태식 씨

남해 창선면 사람들은 여전히 본섬을 남해라 하고 스스로는 창선이라 한다. 임태식(72·사진) 씨는 창선면에서 나 젊은 시절 잠시 빼고는 한평생을 이곳에서 보냈다.

"예전에는 남해군 10여 개 읍·면 체육대회가 열리면 창선이 무조건 1등 했지요. '남해읍 산 사람 세 명이 창선 송장 하나 못 당한다'는 말을 하지요. 서울서는 창선 사람보고 '고춧가루 서 말 먹고 물밑 30리를 기어서 간다'고도 하지요.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생활력이 강하다는 거 아니겠어요."

   

창선면은 그 옛날 섬 중의 섬이었다. 1980년 창선교가 놓이면서 그 신세를 면할 수 있었다.

"다리 놓이기 전에는 배 두 대가 왔다갔다했죠. 밤에는 오다가다 못했고…. 창선교 놓이고도 진주 가려면 창선교 지나 남해 본섬으로 한참을 돌아서 가야 했습니다. 갔다 오면 하루가 꼬박 날아가는 거죠. 그래도 창선교 놓이면서 생활하기 수월해진 건 분명합니다."

2003년에는 창선·삼천포대교까지 들어섰다. 원래 생활권은 삼천포 쪽이었다고 한다.

"배가 삼천포에서 많이 다녀, 시장 보러 전부 삼천포로 갔습니다. 생활권이 그쪽이라 할 수 있죠. 창선교 놓이고 남해 쪽에 가까웠다가, 2003년 창선·삼천포대교 놓이면서 또 그쪽이 됐지. 자식들 고등학교는 진주 쪽으로 많이 보냈죠. 공부를 좀 해야 갈 수 있으니 으쓱해 하기도 했지만, 또 객지 공부시키려면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니까, 그런 걱정도 동시에 했고…."

이제 창선은 섬이 아니다.

"양쪽에 다리가 놓여 육지와 똑같아졌습니다. 교통이 좋아지니 외지 사람도 많이 들어오고, 땅값도 많이 올랐어요. 어쨌든 다리 놓이면서 상권 좀 빼앗긴 거 말고는 다들 반길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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