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등급 전통시장의 몸부림] (3) 산청 단계시장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에 자리한 단계시장.

이곳은 지난 1952년 8월 15일 5973㎡의 총 면적 가운데 매장면적 1170㎡에 77개 점포로 시장이 개설돼 61년이라는 세월동안 신등면 주민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는 전통 있는 시장이다.

한때는 산청군 내 전통시장 가운데 면 단위 시장으로는 어느 시장보다 활성화돼 지역경제는 물론 신등면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

그런데 농촌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시장 주변에 생겨난 대형 마트 등으로 시장이 침체됐다. 요즘은 4일과 9일에 시장이 형성되지만, 다른 지역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오전에 반짝 장이 형성되었다가 오후가 되면 상인들이 일찌감치 장사를 접고 집으로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산청군은 단계시장을 약초판매장터로 특성화해 관광상품화하고 지역농가 소득을 증대할 수 있도록 시장 점포를 리모델링하는 단계시장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산청군의 계획 변경 등으로 사업 추진이 늦어진데다 현재는 동절기라 본격적인 공사 착수를 못 하고 있다.

산청군 신등면 단계시장. /산청군

◇현 실태 = 단계시장은 다른 전통시장과 달리 점포와 터가 산청군의 재산이다. 주민들이 시장점포에서 장사하려면 점포 ㎡당 위치에 따라 연간 800원에서 1300원의 임대료를 산청군에 내야 한다.

단계시장은 합천군과 진주시 사이에 있는 전통시장으로, 인근 황매산으로 유입되는 관광객은 증가하고 있으나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주변 진입로와 편의 시설 부족으로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시장 주변과 도로변에 차량 주정차로 말미암아 고객들의 시장 접근이 불편해 상권이 침체되고 있다. 또, 도로변 노점상으로 교통사고에 대한 위험 상존과 차량 체증까지 유발하고 있는 등 주변 여건들이 시장 활성화에 크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비 사업 어떻게 추진되나 = 산청군은 총 사업비 8억 7400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14개 동 77개 점포 중 12개 동 43개 점포는 리모델링하고 1개 동 4개 점포는 철거한다. 또 공중 화장실 신설과 3500㎡ 면적의 도로포장과 주변 정비를 할 계획이다. 여기다 13개 동 1080㎡는 지붕을 보수하고, 1개 동 편입주택은 철거하는 정비사업을 오는 6월께 마칠 계획이다.

애초 산청군은 지난 2011년 계획을 수립해 늦어도 지난해 사업을 완료하려 했으나, 산청군청 해당 부서에서 담당자가 바뀌면서 시장상인들과 사전 협의나 설명회 없이 시장 전체를 헐고 신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상인들이 반발하자 서둘러 공청회를 하는 등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의견 수렴 결과 군에서 수립한 애초 계획대로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 쪽으로 결과가 나와 결국은 애초 계획으로 다시 변경, 사업 추진만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효과와 우려되는 점 = 산청군은 단계시장 리모델링 사업이 완료되면 노후 건물과 불필요한 시설 철거로 주차공간을 확보해 이용 편의 제공은 물론 시장 진입로 정비로 이용객들의 불편해소와 시가지가 정비되는 효과까지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군은 리모델링 사업과 함께 단계시장을 약초판매장터로 특성화해 관광상품화를 통해 지역농가들의 소득증대도 도모한다는 야심 찬 계획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산청군 재정을 고려할 때 단계시장 정비사업에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단순한 리모델링 사업에만 그치지 않도록 사업 이후에 대한 산청군의 대책이 필요하다.

산청군의회 김민환 의원(새누리당, 신안면·생비량·신등면)은 "외지 상인이 많이 들어와 단계시장에서 영업하면 다양한 상품으로 주민들의 이용률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 지역은 한옥 보존지구이므로 시장 리모델링 사업이 한옥 보존지구와 조화를 이루고 전통시장다운 맛이 있어야 더욱 많은 사람이 단계시장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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