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등급 전통시장의 몸부림] (2)고성 배둔시장

2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고성 배둔시장은 지역 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지난 2010년 경남도의 전통시장 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배둔시장은 소규모 전통시장 특성화 시도의 하나로 '공룡 나라 특산물 장터 조성 계획'을 세워 살아남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도 예산 미확보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격한 상권 악화 = 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개최된 고성군 회화면에 있는 배둔시장은 2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애초 배둔리 배둔천 6600㎡(2000여 평)에 자리 잡아 가축시장과 일반시장이 같이 형성됐는데,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가게에 물이 차 장이 잘 형성되지 않았다고 한다.

고성 배둔시장 입구. /고성군

그러다 80여 년 전 마을 한가운데로 장터를 옮겨 현재까지 장이 서고 있다. 현재 배둔시장에는 지상 1층 2동, 대지면적 2794㎡, 건물 전체면적 825㎡, 매장면적 700㎡에 64개의 점포가 있으며 4일과 9일에 5일장이 열린다.

한때는 이곳 일대 앞바다에서 올리는 해산물의 인기가 높아 보부상들이 고성읍장을 거쳐 배둔장에서 장을 본 후 부산, 통영 등지로 배를 이용해 떠났다고 한다. 당항포에 염전이 있어 소금이 대량 생산돼 배둔장에서 직거래 되기도 했다.

배둔시장은 정기시장의 성격이 강하지만 상권의 급속하고 지속적인 축소로 경제적 효과 창출에는 한계를 가진다. 지역 정서와 전통을 고려한 정부 차원의 전통시장 상권 유지 혹은 발전 방안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룡 엑스포'와 연계한 특성화 시도 = 배둔시장은 도내 185개 시장 중 시설, 경영, 마케팅 등 여러 면에서 매우 열악해 E등급에 속한 28개 전통시장의 하나이다.

이에 고성군은 소규모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으로 '공룡 나라 특산물 장터 조성계획'을 세워 도에 제출했다. 이에 예산을 지원, 특화시켜 회생하는 사업인 소규모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 대상지로 지난 2010년 선택됐다.

배둔시장은 '공룡 나라 고성'의 고유 브랜드인 생명환경 농특산물을 바탕으로 장터를 조성해 지역 특산물 홍보와 판매의 장을 마련하고 빈 점포를 활용해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장날과 관람객이 많이 찾는 주말에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해 직거래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자 추진하고 있다.

이어서 군은 매년 개최되는 다양한 축제 및 공룡세계엑스포 행사와 연계해 관광지 방문객들이 시장을 연계방문 할 수 있도록 특산물 구입과 전통시장 체험관광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행사 기간 특산물 홍보관을 설치해 홍보와 판매를 할 수 있는 장터를 마련하고 공룡 나라 쇼핑몰과 연계해 인터넷 판매를 통한 다양한 고객 유치로 판매 증대를 통한 군민소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게 된다.

◇예산 미확보로 지난해 특수 놓쳐 = 고성군은 '공룡 나라 특산물 장터 조성 계획'에 따라 지난 2011년 배둔시장 일원에 3억 1300여만 원(국비 60%, 군비 40%)을 투입해 시설현대화 사업의 목적으로 비 가림막 설치 및 간판정비, 노후 전기시설 정비 등 아케이드 설치공사를 완료했다. 이어서 군은 사업비 2억 원(도 예산 50%, 군비 50%) 규모의 지역특산물 판매장과 홍보관 설치를 주안으로 소규모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도 예산 미확보로 사업추진에 애로를 겪고 있다.

또한, 소규모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비 미확보에 의한 추진 지연으로 지난 2012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행사라는 큰 기회를 놓쳐 앞으로 추진하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소규모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지난해 회화면이 2012년도 읍·면 소재지 종합정비 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됨에 따라 시장 진출입로 정비, 주차장 조성, 안내판 설치 등 시장 정비계획이 세워져 있어 시장활성화에 어느 정도는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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