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61) 서점용 함양군청 미래전략담당

함양군청의 조용한 복도를 지나는데 어디선가 '와' 하는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들렸다.

기획감사실이었다. 무슨 일일까?

궁금증을 안고 기획감사실로 발길을 돌렸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공모하는 2013년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신규사업에 선정되었다고 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떤 사업이기에 서점용(48) 미래전략담당 등 모든 직원이 기립박수를 하고 있었던 걸까?

이 사업은 과거 200여 개의 세부사업으로 분류돼 소규모로 분산투자되어 오던 균특회계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지자체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특색 있는 지역개발을 유도하고자 22개 사업으로 없애고 합쳐진 광특회계 포괄보조사업의 하나이다.

   

농산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최소한의 기초생활수준을 보장하고, 도시민의 농촌유입을 촉진함으로써 농산어촌의 인구유지 및 특색있는 발전을 도모하고자 매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공모사업을 통해 대상지를 선정하는 것이다.

특히 나눠먹기식 지역 안배를 배제하고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중심이 돼 개발한 사업 중 성과가 기대되는 사업에 대해 철저한 사전 검토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고 한다.

국비 지원 비율이 70%나 되는 효자사업이라 상대적으로 재정여건이 열악한 자치단체에서는 두 팔을 걷어붙이고 사업이 선정되고자 전력투구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2013년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공모사업 결과 120개 자치단체에서 평균 1.4개 사업만이 선정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함양군이 제출한 3건의 사업이 모두 선정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중심에 기획감사실 서점용 미래전략담당이 있었다.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은 2010년부터 해마다 추진됐는데 2013년도에는 신규사업 선정 지침을 발표하면서 농식품부에서 시군당 유형별 1개 이내 선정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신규사업 세부 검토지표 또한 여러 차례 변경되어 혼란을 겪게 되면서 그 과정에서 일부 포기하다시피 한 지자체도 사실은 있었습니다. 그만큼 사업을 준비하는 책임자로서 부담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오직 함양군에 이 사업을 가져와야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친 서 담당은 소재지와 권역을 수시로 돌아보고 군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사업 초반 계획서를 준비했다. 계획서에 포함된 세부사업 내용 하나하나와 증빙서에 첨부된 작은 사진 한 장까지 일일이 검토하며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꼼꼼함을 발휘했다고 동료직원들이 옆에서 말을 거들었다.

그는 또한 이 업무를 하면서 농식품부에서 후원하고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주관하는 '지역개발전문가 과정'을 6개월 동안 이수, 매주 1회 경상대학교에 출석하며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도 했다. 매사 일 처리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에 맞게 전문성을 갖춘 준비된 사람이 되고자 했기 때문이다.

함양군 마천면에서 태어난 그는 1989년 고향인 함양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24년째 공직에 몸담고 있다. 도시과, 함양읍, 유림면, 사회복지과, 자치행정과, 경제과, 지곡면 총무계장, 시책개발 TF 팀장, 녹색성장담당 등을 두루 역임했다.

"준비과정에 많은 어려움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함께 이겨내 준 동료와 묵묵히 믿으며 지켜봐 준 관리자들의 관심, 그리고 함양군을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굳건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 혼자의 힘이 아닙니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며칠이라도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변 동료의 말에 서 담당은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그런 이유로 쉰다면 500여 함양군 공무원 모두가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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