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53) 눈썰매 타러 가자

창원에 사는 이혜은(33) 씨 가족은 지난 주말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밀양의 한 펜션으로 여행을 떠났다.

아직 두 돌도 되지 않은 둘째를 데리고 한겨울 눈썰매 여행을 떠나기가 살짝 걱정됐으나, 텔레비전에서 눈썰매 타는 모습만 나오면 강아지처럼 폴짝폴짝 뛰어대며 졸라대는 아이들 성화에 적당한 곳을 찾다가 선택한 장소다.

이 씨가 선택한 펜션은 겨울이 되면 인근 자연을 활용해 눈썰매장과 얼음지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 어린 아이와 함께 가기 무리가 없고, 쉴 곳을 옆에 마련해 놓아 조금 춥다 싶으면 바로 몸을 녹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한겨울 산에서 즐기는 눈썰매의 매력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신난 여행이 됐다.

겨울방학이 중반으로 치닫고 있다. 동장군의 기세가 살짝 꺾이긴 했으나 언제 다시 그 맹위를 드러낼지 모른다. 그렇다고 집안에서만 하루를 보내기엔 겨울방학이 짧다. 하루쯤 아이들과 신나게 눈썰매를 타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펜션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눈썰매장이나 겨울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도 있고, 특히 올해는 남부지방에 유례없는 폭설과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경사진 언덕이나 비탈길이 훌륭한 눈썰매장으로 변신한 곳이 많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를 이용해 관광객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눈썰매장을 이용할 때는 미리 해당 눈썰매장 홈페이지에 들어가 할인 카드나 이벤트 정보를 검색해 보고 간다면 알뜰한 여행이 될 수 있다.

방학이 끝나기 전, 얼음이 녹기 전 서둘러 겨울 눈썰매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농촌체험마을의 겨울철 체험 프로그램

△산청군 산청읍 내리 지성농촌체험마을 = 지성 농촌체험마을 얼음 썰매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오는 2월 28일까지 운영한다.

마을 주민들이 합심해 만든 썰매는 60여 개로 입장료 1000원만 내면 시간제한 없이 마음껏 탈 수 있다. 여기다 마을 주민들이 만든 비닐하우스에서 추위에 언 몸을 녹일 어묵, 컵라면, 따뜻한 음료 등의 간식을 사먹을 수 있고, 팽이치기,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얼음 썰매장 개장으로 인근 도시 관광객들과 산청 군민들의 방문이 두드러지고 있다. 평일에는 평균 30여 명, 주말에는 300여 명이 이곳을 찾아 즐거운 함성으로 겨울철 조용하기만 했던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혹시 얼음이 녹을 수도 있으니 전화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055) 973-2733.

△의령천 = 충익사를 낀 의령천에도 자연 썰매장이 마련됐다. 덕분에 요즘 창원·진주를 비롯해 인근 도시민들이 썰매와 비료 포대 등으로 경사진 언덕길과 하천변 빙판 위에서 썰매를 타고 있다. 많은 어린이와 어른들이 어우러져 온종일 시끌벅적하다. 의령군은 매년 충익사 관리사무소에서 썰매를 무료로 대여해 주고 안전관리를 해오고 있다.

◇눈썰매장

△부곡 하와이 스노파크 = 창녕 부곡하와이에서 열리는 '얼음나라 얼음조각 축제' 야외 이벤트에선 독특한 눈 조각품 관람뿐만 아니라 스노파크 눈썰매장을 즐길 수 있다. 또 기슬로프 100m(성인용)와 지니슬로프 90m(어린이용) 등 2개 슬로프가 재미를 더하는데 최대 수용 인원은 1000명이다. 창녕군 부곡면 온천중앙로 77 (055)536-6331.

창녕 부곡하와이 스노파크를 찾은 관광객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다./경남도민일보DB

△거창 수승대 눈썰매장 = 오는 2월 말까지 운영될 계획이다. 눈썰매와 얼음썰매 타는 즐거움과 함께 인근 요수정과 구연서원 등 문화재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눈썰매장을 이용하면 추억의 스케이트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 기타 자세한 내용은 수승대 홈페이지(ssd.geochang.go.kr)나 관리사무소(055-940-8530∼6)로 문의하면 된다.

거창까지 갔다면 금원산 자연휴양림에서 열리는 '금원산 얼음축제'도 빼놓지 말고 들러볼 것을 권한다. 얼음조각 등 볼거리가 풍성하고 얼음 미끄럼틀, 얼음 동굴, 스케이트장, 썰매 등 온몸으로 겨울을 체험할 수 있는 놀거리가 풍성하다. 축제는 내달 3일까지.

△양산 에덴밸리 눈썰매장 = 경남지역 유일한 스키장(양산시 원동면 대리 1039, 055-379-8000). 이곳에는 광폭 70m의 넓고 짜릿한 눈썰매와 이글루 체험, 튜브 눈썰매(30m), 썬키즈(회전튜브썰매) 등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다.

△허브힐즈 눈썰매장 = 겨울이 되면 눈썰매장과 겨울 놀이 시설이 가득한 허브힐즈 눈썰매장(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534-1, 053-767-6300). 눈썰매장을 중심으로 얼음골, 눈사람광장, 이글루 마을, 산타빌리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주말·주중 요금이 다르고 눈썰매와 입장료 패키지 등 이용요금이 다양하니 놀러 가기 전 홈페이지(www.herbhillz.com)를 검색하면 도움이 될 듯. 

밀양 가지산 속 한 펜션 앞 개울 얼음 스케이트장에서 어린이들이 썰매를 타고 있다. /최규정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