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굴, 바닥보호공 유실, 수질 악화 등 지적…시정통보・관련자 징계 요구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창녕·합천보(바닥보호공 유실), 창녕·함안보(세굴피해) 등 15개 보에서 세굴을 방지하기 위한 보 바닥 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질관리기준이 미흡해 수질상태가 왜곡평가·관리됨에 따른 수질악화에 대한 지적도 포함됐다.

감사원은 17일 국토해양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설계부실로 총 16개 보 중 11개 보의 내구성이 부족하고, 불합리한 수질관리로 수질악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비효율적인 준설계획으로 향후 과다한 유지관리비용 소요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창녕·합천보, 달성보, 강정고령보 등 3개 보에서 허용균열폭을 초과하는 유해균열이 발생하는 등 6개 보 1246개소에서 총 3783m의 균열이 발생했다"며 입찰안내서에는 균열 발생시 이를 기록·관리·보수하도록 하는데도 창녕·함안보, 창녕·합천보, 달성보, 강정고령보 등 4개 보 확인 결과 균열 기록이 누락되거나 보수 등 관리가 부실했다고 밝혔다. 또 바닥보호공 보수공사를 잘못 실시한 합천·창녕보 등은 계약상대자로 하여금 조속히 보강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작년 2월, 창녕함안보 하류에서 생긴 세굴을 막기 위해 보강공사가 진행중이다./경남도민일보DB

이와 함께 환경부에 대해서는 "하수처리장 등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할 때에는 해당 지자체의 적정 공법 선정, 총인처리 목표달성 여부 등을 점검해야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비판했다. 경남 진주시와 김해시는 총인처리시설 공법선정평가를 수행하면서 평가기준을 임의로 적용해 비적격자를 낙찰자로 선정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진주시장에게 공법업체 선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에게 징계를, 김해시장에게는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에게 주의를 줄 것을 요구했다.

김해시는 또 총인처리시설의 설계 또는 준공검사를 수행하면서 약정된 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데도 준공처리를 하도록 한 문제도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김해시장에게 "실시설계의 규격과 다르게 잘못 제작·설치된 김해시 지방산업(농공)단지 폐수처리장 총인처리시설에 대해 보완 또는 재시공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계약상대자에는 앞으로 입찰심사자격을 제한하는 등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이어 준공업무를 태만히 한 관련자에게 징계 등을 주문했다.

이 외에도 감사원은 '낙동강 장천지구 준설토 매각 업무 부당처리' 건과 관련, 창녕군수에게 골재 매각을 이행하지 않은 업체에 대한 입찰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어 부당하게 수의계약하고 골재 현장판매 및 계약기간 부당 연장 등 계약 상대자에게 특혜를 제공한 관련자에게는 징계를 요구했다.

이번 감사 이유에 대해 감사원 측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간 총 22조 2000억 원을 집중 투자해 시행하고 있는 대형국책사업이지만, 주요 사업 종료를 앞둔 현 시점까지 주요 시설물의 안전성, 수질오염 및 유지관리방법의 적정성 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결과 처리과정에서는 감사결과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계기관 의견청취 및 광범위한 전문가 자문을 실시해 감사결과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국토해양부에 △보 내구성 보완 필요 △수문 안전성 보완 필요 △준설량 검토 불합리 △둔치 관리계획 미흡 등을, 환경부에 △수질관리기준 미흡 △수질예측 불합리, △수질관리 방법 부적정 등의 시정요구 및 방안마련통보 조치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국토부는 17일 "보 내구성 보완 필요 지적 관련해 보 바닥보호공에 대해서는 뚜렷한 설계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아 해외에서도 보 건설 후 보강작업을 흔히 실시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2011년, 2012년 홍수기를 거치면서 유실된 바닥보호공에 대해서는 대부분 보강 완료"라며 "기타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감사 확인 후 현지에서 즉시 보수 완료했거나, 보완 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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