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파티플래너 황애리 씨

올해 32살, 아이를 둔 주부, 고향은 서울.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1인 기업을 운영하는 그는 지난해 50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창원에서 '파티플래너'로 활동하고 있는 황애리 씨이다.

'파티플래너'는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이다. 예를 들자면 돌잔치부터 기업 비즈니스파티, 준공식, 개소식, 환갑잔치 등 각종의 '파티'를 준비한다.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행사기획자' 정도가 되겠다.

황 씨는 '혼자'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동에 있는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이하 1인 기업 센터)'의 지원을 받아 현재 '파티숍'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서 다니던 대학에서 졸업을 앞두고 코엑스에서 인턴을 했었어요. 당시에 전시기획 전문가에게 일을 배웠는데, 그게 시작이 되었죠."

그리고 황 씨는 교환학생으로 중국에서 공부하던 당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서 남편의 고향인 창원으로 오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집에서 마냥 머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세코 인근에 있던 전시기획업체에 서 인턴 생활을 시작한다.

"일은 시작했지만, 너무 힘들었어요. 내서에서 세코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왕복해야 하고, 또 출장이나 미팅이라도 있는 날에는 완전 녹초가 되었죠. 게다가 10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월급에서는 경제적 심리적 보상이란 없었어요."

   

황 씨는 사직서를 낸다. 일과 육아의 병행이 너무 힘들었던 탓이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첫걸음은 YWCA의 경력단절 여성 교육 파티플래너 양성과정이었다.

그리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려면 혼자 기업을 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2011년 3월 창원시가 예비 창업자에게 창업공간을 제공하는 1인 기업센터가 문을 연다. 황 씨는 1인 기업센터에 입주한 것이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제가 창원이 고향이 아니라 인맥도 부족했고, 홍보마케팅 수단도 딱히 없었어요. 그런데 1인 기업센터에서 지원하는 컨설팅, 재무 등 창업교육과 저렴한 가격의 사무실 임대, 아이템 개발비 지원은 큰 힘이 됐죠."

황 씨는 1인 기업센터에서 '사람'을 얻었다. 다양한 교육을 받으면서 쌓은 인맥은 각종 크고 작은 행사를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된 것이다. 수입이 인턴 생활을 하던 때보다 3~4배나 늘었다. 행사란 것이 들쭉날쭉할 때가 많아 고정된 수입은 없지만, 지난해 5000만~6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게다가 육아를 병행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1인 기업이기 때문에 스케줄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일을 하는 시간 동안 아이는 어린이집에 맡긴다. 그렇지만 이전에 비하면 심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1인 기업이 힘든 점도 있다. 뭐든지 '혼자' 다 해야 한다는 점이다. 메뉴 개발부터 세금납부, 상담, 미팅, 출장, 아이템 개발, 블로그(http://blog.naver.com/natiny82/) 운영 등 결국은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이다.

초창기 실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르노삼성의 태양광발전소 준공식을 준비할 때였어요. 고사를 치러야 하는데, 경험이 없었던 저는 타래실과 쌀을 잊은 거예요. 우왕좌왕 정신도 없는 상황에서 부랴부랴 어느 식당에서 쌀을 얻었고 그냥 보통실을 얻어 겨우 넘겼죠."

그런 경험 탓일까. 지금은 아무리 약속한 세팅완료 시간에 늦어도 절대 당황하지 않는단다. 자신이 허둥지둥하면 고객은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려 애쓴다.

여담으로 황 씨는 비교적 말이 조금 느린 편이었다. 외국어를 배울 때 외국인이 알아듣게 말하려면 느리게 말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이 습관이 된 듯하다고 했다. 하지만, 약간은 느린 듯 조곤조곤 정확한 말투는 왠지 고객과 미팅에서 빛을 발할 것 같다. 지난 10일로 황 씨의 파티숍은 1인 기업센터에서 입주가 끝났다. 황 씨는 앞으로 창동예술촌 혹은 다른 지역으로 사무실을 옮겨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사실 불황에 사람들이 여가·오락 부문에 가장 먼저 지갑을 닫아요. 때문에 저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캐치해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앞으로 더 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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