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손이 이야기…활엽상록수 일종, 20∼40㎝ 자라는 큰 잎 특징

지난달 방학식 때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 눈들은 다져지고 꽁꽁 얼어 빙판으로 변했다. 아파트 주차장에선 아직도 자동차 바퀴가 헛돌아 한 번씩 아찔한 장면을 연출한다.

날씨는 이렇게 춥지만, 아파트 화단엔 푸른 잎을 가진 식물들이 많이 있다. 가을에 잎이 떨어지지 않고 늘 푸른 나무를 말 그대로 늘푸른나무라고 한다. 한자로는 상록수(常綠樹)다. 늘푸른나무는 늘푸른바늘잎나무(침엽상록수)와 늘푸른넓은잎나무(활엽상록수)로 나뉜다. 늘푸른바늘잎나무로는 소나무, 전나무같이 잎이 바늘형인 나무들이다. 늘푸른넓은잎나무로는 동백나무, 아왜나무처럼 잎이 넓은 잎을 가진 식물들이다. 아파트 주차장은 꽁꽁 얼었지만, 잎 한 장이 A4종이만큼 큰 늘푸른넓은잎나무가 눈에 띈다. 팔손이다.

우리나라 자생 식물로 통영 비진도에는 팔손이나무 자생지가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되어 있다. 팔손이는 보통 2~3m 정도로 자란다. 잎은 20~40cm 정도의 크기이며, 꽃은 10~11월 줄기 끝에 달리는 산형꽃차례로 오갈피의 꽃과 닮았다.

늘푸른넓은잎나무인 팔손이.

팔손이는 생장이 비교적 빠르며, 각종 공해에도 강하고 병해충도 적어 조경수로 인기가 있다. 또 음이온을 많이 방출해서 공기정화 식물로도 잘 알려졌다.

팔손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옛날 인도의 공주에게 어머니가 주신 쌍가락지가 있었는데, 공주의 시녀가 반지를 호기심에 양손 엄지손가락에 껴 보았는데 빠지지 않았다. 상심한 공주를 위해 왕이 궁의 모든 사람에게 손가락을 펼치라고 하였는데, 시녀는 엄지손가락을 펼치지 않고 8개의 손가락만 펼쳤고, 그 순간 벼락을 맞은 시녀는 팔손이로 변하였다는 전설이다. 이 전설로 미루어볼 때 인도에 나무 이름도 팔손이와 비슷한 이름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

올해는 유난히 작년보다 눈도 많이 내리고 더 춥다. 이 추운 날씨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는 팔손이를 보니 조금만 추워도 바들거리는 내가 부끄럽다.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무학산 둘레길이라도 한 바퀴 걸어야겠다.

/박대현(봉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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