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완전히 막혀 심근조직 괴사, 극심한 가슴 통증…돌연사 위험

주위에서 55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남성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때로는 가깝게 아는 분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경험이 있고, 비교적 건강해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사망할 때는 무척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급사를 일으키는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흔한 질환은 급성심근경색증이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그 혈관이 혈액을 공급하는 부위의 심근이 죽어가는 심각한 질환이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서양에서는 가장 흔한 사망 원인 중의 하나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그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선진국도 초기 사망률이 10~15%에 이르고 사망자의 약 반 수가 발병 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돌연사의 대표적 질환이다. 관상 동맥의 갑작스러운 폐색은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서 생긴 죽상경화반이 파열되거나 균열이 생기면서 형성되는 혈전에 의해 관상동맥 혈류가 차단됨으로써 발생한다.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지 않고 좁아져 있어 심장이 부하를 받는 상황에서 간헐적으로 5분 내외로 가슴 통증이 있는 협심증과는 다르다. 심근경색증은 혈관이 완전히 막혀서 심근 괴사가 생기기 때문에 통증이 더 오래 가며 수 시간 동안 지속하기도 한다.

가슴이 조이는 것 같기도 하고 눌려서 부서지는 느낌도 있다. 불에 달군 젓가락으로 가슴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오기도 하며, 쥐어뜯기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협심증처럼 안정을 취하거나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을 혀 밑에 넣어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다. 때때로 구역질을 하거나 토하고 현기증을 일으키며 실신이 생길 수 있다.

가끔은 체한 듯이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다. 심한 경우에 환자는 숨도 못 쉬고 맥박이 약해지면서 의식을 잃고 쇼크에 빠져 심장마비를 일으키게 된다.

치료는 시간을 다툰다. 심장의 전기가 급격히 변하여 심장이 멈추기도 하고, 심장근육의 손상 상태의 크기와 정도에 따라 심장의 펌프 능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119 또는 주위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병원에 빨리 와야 한다. 병원에서는 혈관을 막은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물리적으로 막힌 혈관을 직접 열어주는 관상동맥성형술을 응급으로 시행한다.

누가 심근경색증이 생길지 미리 예측하거나, 정확히 검사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은 관상동맥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므로 평소 이러한 병이 있는지 주기적인 검사와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흡연도 주요한 위험 인자이므로 반드시 금연이 필요하다.

평소 생활습관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첫째,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을 먹고 채소류와 같은 식물성 식품을 많이 먹도록 한다. 둘째, 몸에 맞는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셋째, 비만한 사람은 체중을 줄여야 한다. 넷째, 장기간에 걸친 과도한 스트레스는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에는 좋아하는 운동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심근경색증은 예방이 최선이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가슴 혹은 복부 등에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통증이 15분 이상 진행될 때는 가까운 응급실에서 곧바로 심장을 검사하는 것이 심근경색증에 의한 치사율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오주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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