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52) 눈 속 전라도 여행과 스파

단 한 번의 폭설이 남긴 잔상이 오래간다. 고개를 들면 설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야외 활동은 솔직히 무리다. 그렇다면 '피부로 먹는 보약' 온천을 즐기며 노곤한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마산을 지나 진주 IC로 진입한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장수분기점에서 익산∼장수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전북 진안 IC에서 내리면 로터리를 돌아 북부진입로 인근에 자리한 진안홍삼스파. 넉넉잡아 2시간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운전이 조금 지겨워질 때쯤 저 멀리 마이산이 보인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경계에 있는 두 암봉. 서리를 맞은 듯 영락없는 말 귀 모양의 마이산이 평소 그 모습을 잃었다.

마이산은 계절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른데 봄에는 안갯속에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쌍돛배 같다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수목 사이에 드러난 봉우리가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하여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의 귀처럼 보인다 하여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인다 해서 문필봉이라 부르기도 한단다.

그런데 올겨울은 때아닌 폭설로 '문필봉'도 하는 수 없이 하얗게 세어 버렸다.

마이산 인근에 자리한 진안홍삼스파와 호텔홍삼빌(1588-7597). 진안은 국내 유일의 청정 고원지역이다. 효능이 뛰어난 홍삼과 수백 종의 다양한 약초가 자생하고 있다.

진안은 국내 유일의 청정 고원지역이다. 그래서일까? 도심의 눈과는 다르게 하얗고 더 빛난다.

진안군은 몇 해 전 홍삼의 다양한 보급을 위해 홍삼스파를 만들었다. 홍삼 성분이 함유된 버블세러피와 물 위에 떠서 무중력 상태를 즐길 수 있는 사운드 플로팅, 따뜻한 자갈 침대 위에 누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스톤 세러피, 허브의 은은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아로마 세러피, 얼굴에 홍삼머드팩을 바르는 하모니 세러피 등 총 9개 코스로 이루어진 스파를 비롯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지정된 코스 등을 제대로 즐기려면 3시간을 훌쩍 넘긴다.

단순히 온천이 아니라 다채로운 세러피를 체험할 수 있어 아이들도 지루할 틈이 없다. 사운드 플로팅은 자유롭게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아이들은 튜브와 구명조끼에 몸을 맡기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구명조끼 대여와 튜브에 바람을 넣어주는 서비스가 마련돼 있다. 무엇보다 3층에 있는 옥상 노천탕 아쿠아존은 겨울철 이색 경험으로 그만이다. 볼은 얼음처럼 차갑고 몸은 뜨겁다.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리고 저 멀리 마이산의 절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새해 기운을 듬뿍 받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진안홍삼스파 옥상에 마련된 노천탕 아쿠아존. 마이산을 바라보며 볼은 얼음처럼 차갑고 몸은 뜨거운 이색 경험이 그만이다.

주말과 주중 요금이 다르고 할인되는 카드가 있으니 가기 전 알아보는 것이 좋다. (홈페이지 www.redginsengspa.kr)

온천을 즐긴 다음 날 가볍게 산행을 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론 요즘 같은 날씨에는 용기가 조금 더 필요하다. 하지만 겨울철 눈 덮인 마이산은 트레킹의 명소다. 등산로는 완만한 평지와 계단으로 이뤄졌고, 천천히 주위 경관을 둘러 보며 올라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소개한 '올겨울 가볼 만한 온천'>

-질 좋은 온천수, 건강에 좋은 건 당연지사

△부곡온천중앙로(창녕군 부곡면 온천중앙로, 창녕군청 생태관광과 온천담당 055-530-1591) = 부곡온천관광특구에 있는 24개 숙박업소 중 어느 곳을 이용하든 온천욕이 가능하다. 대중탕은 기본이고 온천수영장, 노천탕 등 이색 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온천수는 최고 수온이 78℃로, 이는 국내 온천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부 온천시설에서는 객실 난방도 이처럼 뜨거운 온천수를 활용한다. 유황 성분을 많이 함유하여 피부 질환, 신경통, 부인병 등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도고온천로(충남 아산시 선장면 도고온천로, 아산시청 문화관광과 041-540-2689) = 충남 아산시는 2013년 대한민국온천 대축제가 열리는 온천 도시다. 이곳에 이름난 온천 지구가 3개 있다. 조선시대 온천 행궁이 있던 온양온천, 보양 온천으로 지정된 도고온천, 현대에 발견된 게르마늄 온천인 아산온천이다. 온천은 저마다 특색있는 공간을 운영한다.

파라다이스 스파도고와 대전대학교 한방병원이 제휴한 온궁, 10배로 농축한 수신오가피를 넣은 아이템 방이 그것. 스파와 함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파라다이스 스파도고의 카라반 캠프장도 이색공간이다.

△수안보면 온천리(충북 충주시, (사)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 043-846-3605) = 수안보온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 용출 온천이다.

시추 과정 없이 온천수가 땅을 뚫고 솟아올랐다는 말이다. 그만큼 물의 힘과 성분이 뛰어나다. 53℃ 온천수는 pH 8.3의 약알칼리성을 띠며, 칼슘과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라듐 성분이 포함됐다.

수안보온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자체가 온천수를 관리하는 중앙집중 방식을 고집한다. 충주시에서 온천수를 확보하고 나서 대중탕이나 호텔 등으로 온천수를 제공하는 것이다. 수질관리와 온천수 보호를 위해서다.

수안보온천지구에 자리한 대다수 호텔과 콘도, 모텔 등이 이런 식으로 온천수를 공급받는다. 대중탕은 물론, 모텔 세면대에서 나오는 물도 이렇게 제공된 온수다. 덕분에 이용객은 어디서든 양질의 온천수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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