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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알 '톡톡' 땀 '송골'…주당 입맛 당기는 내장탕

[경남맛집] 진주 대안동 중앙시장 내 '송강식당'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3년 01월 09일 수요일

매서운 한파는 잠시 누그러졌지만, 아직 몸은 겨울이 전하는 한기에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이럴 때면 뜨뜻한 국물을 목구멍으로 넘기면 속까지 데워지는 그런 음식이 생각난다. 이왕이면 한기를 쫓아내는데 특효인 달짝지근 소주 한 잔도 곁들이면 좋겠다.

한두 번 오가는 소주잔에 함께하는 사람 정도 쌓이고, 몸도 훈훈해지는 것이 겨울을 다 난 것 같은 기분이 들테니 말이다.

요즘 같은 한겨울에 특히 맛이 드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생선이다. 물고기는 수온이 낮아지면 먼저 몸 속에 지방을 비축해 두기 마련이다. 차가운 수온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인 셈이다.

더불어 생존에 맞는 수온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헤엄을 많이 치게 된다. 활동이 많다보니 살이 단단하게 여문다. 구이든 찌개든 회든 생선 음식이 겨울에 맛있는 이유다.

하물며 추운 겨울에 먹는 '생선내장탕'이라고 맛이 없을쏘냐. 시원 맵싸한 국물에 소주 반주 한두잔이 간절히 생각나게 되는 그 음식. 생선내장탕을 기막히게 잘 하는 맛집이 진주에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진주 대안동 중앙시장 내 송강식당.

   

이 집은 '생선알 내장탕'만 30년 넘게 해온 대를 이은 맛집이다. 현재 제2대 주방장을 맡고 있는 조재경(37) 사장은 아버지 조구영(72) 씨가 하던 가게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조재경 사장은 대학 졸업 후 잘나가는 외국계 제약회사를 다니다가 6년 전 아버지 가업을 잇겠다는 결심을 하고 식당 운영에 뛰어들었다. 어려서부터 줄곧 마흔이 넘으면 아버지 식당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 시기가 10년 일찍 도래한 것이다.

아버지 조구영 씨는 진주에서 알아주는 '일식 명인'으로 이름이 높다. '진주 일식 1세대'로 통한다. 현재 진주에서 내로라하는 일식집들은 모두 조구영 씨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때는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왔을 정도로 유명했다. 이런 아버지 손맛을 아들이 물려받은 것이다.

이런 조재경 사장은 대학시절 자동차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피는 못 속인다고 아버지를 닮아 나름 요리에 일가견이 있었다. 아버지 곁에서 늘 보던 일식은 물론, 간단한 한식과 양식 정도는 거뜬히 해 내는 손을 가졌다. 형제로 누나가 있지만, 아들인 자신이 가업을 잇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게 됐다.

아버지 가게를 잇겠다고 결심한 이후에는 본격적인 요리 수업이 시작됐다. 한 6개월 동안 전국에 생선내장탕으로 이름난 집을 수소문해 찾아다니며 맛을 봤다. 친구들을 데리고 다니며 함께 맛을 품평하기도 하고, 무례를 무릅쓰고 불쑥 주방을 엿볼때도 있었다. 이렇게 맛을 보고, 어깨너머로 익힌 몇몇 노하우를 아버지가 이룩한 원천적인 맛에 접목을 했다. 그렇게 탄생시킨 것이 현재 송강식당에서 내놓는 생선알 내장탕이다.

먼저 신선한 내장이 일품이다. 내장은 부산과 사천 등지에서 냉동이 아닌 신선한 생물에서 갓 발췌해 낸 것만 받아쓴다. 탕에는 명란, 대구 이리, 장어 내장, 아귀 내장 등 대여섯 가지가 들어가는데 하나같이 신선함이 눈에 보인다.

특히, 양이 작아 비싸기로 유명한 장어내장이 솔찬히 들어가는게 특징이다. "사천에 주식회사 동림이라고 장어를 깨끗이 손질해 고기만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는 수산회사가 있어요. 여기서 작업하고 남은 내장 전량을 저희 집에서 받아쓰거든요. 그래서 신선함이 남다르죠. 나머지 내장들도 전문 수산업체에서 받아써 믿고 드실 수 있어요."

   

함께 들어가는 채소류 등 나머지 부식은 중앙시장에 내에서 사들인다. 이처럼 좋은 물건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재료 수급망이 인상적이다. 내장이 가진 신선한 맛을 한층 살려내는 육수는 조개를 주재료로 한다. 백합과 바지락, 그리고 멸치로 우려낸 육수는 깊은 바다 내음을 온전히 녹여낸다. 이에 더해 무와 파, 콩나물 등을 넣고 한 소끔 끓여내면 시원한 맛이 한층 더해진다.

별다른 양념없이 고춧가루, 마늘, 후추 등 기본 밑간 재료만 더하면 빠알간 기운이 금방이라도 땀을 송골송골 맺히게 할 '생선알 내장탕'이 완성된다. 탕 위에는 제철에 따라 쑥갓이나 깨순을 올려 향미를 더한다. 열전도율이 높은 양은냄비에서 순식간에 끓어올려 재료들이 가진 특유의 맛을 잘 잡아낸다.

숟가락을 움푹움푹 넣어 시원칼칼한 국물에 고소한 내장을 올려 한 입에 우적여도 좋고, 흰 쌀밥 고슬고슬하게 너울지는 때 국물을 자박하게 부어 비벼먹어도 그만이다. 알싸하면서도 얼큰한 국물 한 입이 목을 넘어가면 따뜻한 기운이 등골을 타고 내려가 꼬리뼈까지 전달된다. 이내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나는 "시원~~ 하~ 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더불어 명란이 입 안에서 톡톡 터지며 내는 고소한 맛, 대구 이리가 내는 담백함, 장어와 아귀 내장이 주는 쫄깃한 식감이 어우러지면서 입안을 즐겁게 한다. 이 맛에 소주가 곁들여지지 않는 것이 더욱 이상할 정도다. 이 때문에 송강식당은 진주 내에서도 나이 많은 주당들이 즐겨 찾는 순례코스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생선알 내장탕과 함께 먹으면 좋은 궁합으로는 '생선구이'가 있다. 삼치와 조기 그리고 제철에 따라 맛이 오른 돔 구이를 맛볼 수 있다. 돔은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로 나뉜다. 이 생선구이는 탕을 만들 때 쓰는 조개 육수에 담근 후 소금 간을 더한 뒤 생선 전용 그릴에 구워내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밑간이 풍부하게 잘 돼 짭조름한 감칠맛이 더욱 짙게 배어 난다.

   
  옛날 추억과 운치가 깃든 다락은 계단에서 멀어 손님이 직접 음식을 끌어당겨 식탁에 놓는다./박일호 기자  

이들 음식 외에도 송강식당에는 숨은 매력이 하나 있다. 바로 다락의 존재다. 다락은 음식 맛과 함께 옛날 추억과 운치를 더한다. 다락에는 테이블이 네 개 놓여있는데, 계단에서 멀어 종업원이 미처 들지 못하는 깊은 곳은 손님이 직접 음식을 끌어당겨다 식탁에 놓을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끌대'(?)가 마련돼 있어 소소한 재미를 준다.

선한 인상에 차분한 서울 말씨가 매력적인 조재경 사장이 베푸는 손님을 향한 배려와 친절 또한 송강식당을 두 번 찾게 만드는 포인트다. 음식 장사를 하는 사람답지 않게 스타일리시한 패션을 추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다섯 살 난 딸아이에게 늘 일만 하는 아빠, 생선 냄새나는 아빠로 기억되는 것이 싫어서죠. 퇴근 후 집에 갈 때면 생선 비린내를 없애려고 섬유탈취제를 거의 한 통 다 쓸 정도로 신경을 써요. 쉬는 날에는 바리스타 공부도 하고, 기타 연주도 하면서 다양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죠." 아버지 가업을 잇는 자랑스런 아들로, 또 사회적 편견을 떨치고 아이에게 멋진 아빠로 기억되고자 하는 가족사랑. 송강식당 30년 전통 잇는 원동력은 바로 이 '사랑'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생선알 내장탕과 함께 먹으면 좋은 '생선구이'는 짭조름한 감칠맛이 밥맛을 더한다. /박일호 기자  

<메뉴 및 위치>

   

□메뉴 : △내장탕 8000원 △대구탕 8000원 △조기탕 8000원 △삼치구이 8000원 △조기구이 8000원 △돔소금구이 8000원 △돔양념구이 1만 원.

□위치 : 진주시 대안동 8-291번지 진주 중앙시장 내. 055-742-8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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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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