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도지사 보선 지역별 득표율 분석…도지사 무효 10만 표 '이례적'

20일 경남 도내 지역 대선·보선 득표율이 확정 발표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홍준표 도지사는 경남 전역에서 고르게 표를 모으면서 60% 득표율을 넘겼고, 문재인 후보와 권영길 후보는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데 만족해야 했다.

◇ 박근혜 당선인, 어디에서 선전했나 = 경남에서 박근혜 후보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합천으로 74.79%를 기록했다. 그리고 창녕(74.11%), 의령(72.67%), 고성(71.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시 지역 중에서 박 당선인이 70% 이상 득표율을 올린 곳은 창원 마산합포 선거구(70.19%)가 유일했다. 반면 경남에서 박 당선인 득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52.7% 득표율을 기록한 김해였다. 창원 성산(54.84%), 거제(55.7%), 양산(58.9%)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곳이었다. 이 지역은 민주통합당을 비롯해 진보정당의 약진이 뚜렷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전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때보다는 야권이 선전했다고 볼 수 없는 득표율이다.

   

◇ 경남 정치 1번지 표심은? = 경남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창원 성산구 투표율은 경남에서 가장 높았다. 경남 전체 투표율이 77%를 기록한 가운데, 창원 성산구는 유일하게 80% 투표율을 넘긴 곳으로 기록됐다.

80.9% 투표율을 기록한 창원 성산구민들은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홍준표 지사에게 패배를 안겨주기도 했다. 홍 지사는 창원 성산구에서 46.82%를 득표하며 53.17%를 득표한 권영길 후보에게 밀렸다. 그러나 창원 성산구민은 박근혜 당선인에게는 54.84% 지지를, 문재인 후보에게는 44.77% 지지를 보내며 도지사 투표와는 다른 표심을 드러냈다. 대략 1만 5000여 명의 이 지역 유권자가 권영길 후보를 찍으면서도 박근혜 당선인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민주통합당을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권영길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는 창원 성산구민이 많았다.

◇ 도지사 선거 무효 10만 표 행방은? = 도지사 선거 투표 결과 10만 5000여 장의 무효표가 나온 건 이례적이다. 경남도 선관위에서는 아직 정확한 사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표소에서 투표했음에도 대통령 선거 투표에서 무효표가 1만 3900장에 그쳤기에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다.

경남에서 박근혜 당선인은 125만 9174표를, 문재인 후보는 72만 4896표를 획득했다. 역시 일대일 대결이었던 도지사 선거에서 홍준표 지사는 119만 1904표, 권영길 후보는 70만 2689표를 얻었다. 사실상 '박근혜-홍준표'와 '문재인-권영길'이라는 짝패로 선거전이 펼쳐졌던 것을 고려하면, 홍 지사는 박 당선인이 획득한 표보다 6만 7000여 표를 적게 얻었고, 권 후보 역시 문 후보보다 2만 2000여 표 부족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둘을 합치면 9만여 표다. 결국, 대통령 선거 투표는 하면서도 도지사 투표용지는 무시한 유권자가 9만여 명에 이른 것으로 확인되는 셈이다. 박 당선인 지지자 중 일부는 홍 지사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고, 권 후보에게 갔어야 할 2만여 표는 통합진보당 이병하 후보의 사퇴가 늦어지면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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