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스를 통해 국방부와 미국이 서로 미군 용산기지내 아파트건립에 대해서 협의를 하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때 뉴스에서는 분명히 미군쪽에서 조차 용산기지내 아파트 건립은 자제하겠지만 용산기지 이외의 기타 기지에서는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군이 이 땅에서 아파트를 짖는다는 것만도 기분이 나쁜데 하루가 지나면서 사실은 더욱더 충격적으로 변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용산기지는 물론 기타 다른 기지에서조차 미군의 아파트 건립은 절대 안된다고 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용산기지 내 아파트 건립이 우리 국방부의 자비로운 허락 아래 진행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한심하고 답답한 노릇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바라고 또 외치는 수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국방부에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 강화를 위한다는 이유로 민족의 장래는 생각하지 않고 너무나도 자비롭고 관대한(.) 모습으로 미군을 대하기 때문이다. 한나라의 국토를 다른 나라 군이 사용하고 그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중요한 사안에 있어서 정부는 추진하고 많은 국민들은 반대하고, 시각이 이렇게 달라서야 ‘국민의 정부’라는 말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SOFA협정의 개정을 통해서 주한미군을 자기네 땅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 일인데도 도리어 아파트를 지어서 편안히 생활하라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미군아파트가 용산기지 내에 건립된다면 앞으로 수 십년간은 우리 대한민국의 수도에, 그것도 수도의 중심지에, 다른 나라의 군대가 버티고 있을 것이다. 특히 용산기지 내 아파트 건립은 절대 허락해서는 안된다. 용산은 누구나 아는 서울의 중심지 일부이며 미군기지를 옮기게 되면 시민공원을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에게 돌아가야 할 자리를 자국의 군사적 이익을 위해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게 내준다는 것은 나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국가에 대해 전혀 새롭게 생각하는 기회가 된다.
내년이면 월드컵을 개최하는 나라로서, 수도 한복판에 외국군이 주둔하고 또한 영구 목적으로 아파트까지 건축한다는 것은 무엇으로도 치유될 수 없는 국민자존심 상처이며 앞으로 통일된 나라를 물려주어야 할 후세에 대한 부끄러움일 것이다. 민족의 평화적이며 자주적인 통일을 원한다면 주한미군을 점차 감소시켜 철수시키는 것이 옳다. 서울시를 포함한 다른 모든 기관과 단체들이 반대하는 아파트건립을 왜 국방부가 나서서 설득하려 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누구를 위한 국방부인지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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