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말고도 살고 있네요] 딱새

조금 따뜻해진 주말 페이스북 친구들은 전국 고니 모니터링에 한창이다. 너른 저수지에 한창 먹이 활동을 하며 시끄럽게 "끼룩"대는 큰고니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니 나도 당장 달려가 그 녀석들을 보고 싶다. 하지만 감기 걸린 아이들을 데리고 나갈 수도, 처자식을 놔두고 나 혼자 나갈 수도 없다. 기왕 못 나가게 된 것 아내에게 점수나 따볼까 하고 아들과 딸을 데리고 놀이터에 나왔다.

아직 눈도 녹지 않은 놀이터지만 조금 날씨가 풀린 탓인지 아이들도 제법 나와서 놀고 있다. "찍~빡구리~"우는 직박구리 몇 마리가 시끄럽게 지저귀며 남자한테 좋다는 빨간 산수유 열매를 먹는다.

직박구리 옆으로 "휘잇~, 휘잇~"소리를 내는 새가 있다. 딱새 암컷이다. 저 멀리 수컷으로 보이는 녀석이 있지만,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 지역에 사계절 거주하는 텃새인 딱새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박대현

딱새는 참새목 딱샛과의 한 종으로 까치, 까마귀, 참새처럼 우리 지역에 사계절 거주하는 텃새이다. 조금만 관심을 두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편이지만, 새에 관심이 없는 사람 치고는 이름을 아는 이가 드물다.

몸길이는 14cm 정도이고 무게는 16~19g 정도로 매우 가볍다. 봄이 오는 4월에서 5월 사이에 7개의 알을 낳는다.

딱새는 긴 예쁜 꽁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 꽁지를 담뱃재 털듯 딱딱 흔든다. 그래서 딱새라는 이름이 붙었다. 어떤 이는 위협을 느낄 때 꼬리를 흔들어 "딱! 딱!" 소리를 낸다지만 아직 나는 듣지 못했다. 실제 딱새의 소리는 "휘잇~" 하는 고음의 휘파람 소리를 낸다.

딱새도 공작이나 꿩, 다른 여느 새와 마찬가지로 암컷보다 수컷이 예쁘다. 암컷은 전반적으로 회색에 가까운 갈색을 띠는데, 가운데 꽁지깃은 갈색이고 배는 연한 회색과 주황색을 띤다.

수컷은 머리 부분은 회색이고 등과 날개는 검은색으로 중간 부분에는 흰색이 있다. 배는 주황색인데 암컷과 차이가 나 암수 구분을 쉽게 할 수 있다. 암컷은 무당새와 닮아서 딱새를 무당새로 호칭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사진을 보면 제법 닮은 편이다.

먹을 것이 귀한 겨울에는 인가로 많이 내려와 둥지를 튼다. 특이하게 새 둥지를 사람들 가까이에도 잘 짓는다. 우편함이나, 자동차의 범퍼 안, 심지어는 벗어놓은 구두에다 둥지를 트는 때도 있다.

잠시만 이어폰을 빼고, 스마트폰을 끄고 주변에 귀기울여 보면 뜻밖에 많은 생물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꼭 주남저수지에 가서 큰고니의 울음소리를 들을 것이다.

/박대현(봉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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