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육체 변화에 따른 불안감 등…심한 감정기복·공격적 경향 나타나

'중2병'이라는 말이 있다. 정식 의학 명칭이 아니고 일본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인터넷 속어다. 남과 다르다, 허세, 자기우월감 등이 주된 내용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나친 자기우월감에 빠진 것에 대한 비하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듯하다.

'중2병'이라는 말이 놀림처럼 사용되고 있는 데 반해 사춘기증후군은 사춘기를 겪으면서 나타나는 자의식, 성적 호기심, 심한 감정기복, 감수성, 부정적 경향, 반항, 공격성 등의 여러 가지 정서적인 변화를 말한다. 이러한 정서적인 특징을 사춘기증후군이라고 하는데, 급격한 변화 때문에 부모와 충돌이 자주 일어나다 보면 서로 힘들어질 수 있다.

사춘기증후군은 육체의 급격한 변화를 정신과 감정의 발달이 쫓아가지 못해서 생기는 일종의 시간 간격에 따른 변화 과정이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할 때 시차가 많이 날수록 몸의 적응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과 같다. 그릇은 충분히 만들어졌는데 그 안에 담기는 내용물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것이고 급격하게 발달해버린 육체라는 그릇의 사용법에도 아직 숙련과 적응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령이나 지시에 대한 거부감을 자주 보이는 이유는 자의식이 강해져 그런 것이므로 같은 말이라도 표현을 완화하고 달리해서 할 필요가 있다. 반항 공격적 경향이 나타나는 이유는 충동에 대한 억제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탓이고, 특히 공격성은 남성호르몬의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육체적인 운동을 통해서 이러한 성향을 분산시켜주는 것이 도움된다.

밖으로 돌아다니기를 좋아하고 부모와 시간보다 친구와 더 어울리고 싶어 하는 것은, 사춘기에는 또래 집단과 유대감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감수성이 예민하여 감정기복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하고, 지나친 통제와 간섭보다는 설명과 이해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서의 변화 과정을 순리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 사이에 직장인사춘기증후군이라는 말도 있듯이 과중한 학습량과 학업에 대한 부담·스트레스는 아이들의 사춘기 감정을 심하고 과격하게 만든다. 어른들도 몸이 피곤하면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듯이 체력적으로 약한 청소년들도 감정적 편차가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의 정서적인 변화는 서서히 진행될수록 감정의 변동 폭이 작고, 어려서부터 부모와 유대가 친밀하고 대화를 많이 하는 등 정서적인 안정감이 클수록 감정적인 기복이나 여타의 사춘기 감정 표현도 가볍게 나타난다.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춘기증후군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정서적인 변화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를 강압적으로 통제하려고 하면 아이가 힘들어지고, 그에 따른 아이의 반항이 커지면 부모가 힘들어진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러워지겠지만 충돌이 잦다 보면 관계가 자연스러워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한의원 옥상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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