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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달콤 오리구이 위 자연의 풍미 '수북~'

[경남맛집] 창원시 교방동 '무학산 맑은 농장'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2년 12월 05일 수요일

지난 2004년 창원시 의창구 상남동에 경이적인 실내장식과 쏠쏠한 이벤트로 전국적인 관심을 끈 '횟집' 하나가 문을 열었다. 이름은 '바다루'. 매장 북부를 가로지르는 초대형 배 모양 수족관 안에 매일 새벽 통영에서 수송해 온 싱싱한 횟감들이 노니는 풍경이 매우 이색적인 집이었다.

손님들은 대형 수족관을 배경으로 자신이 먹을 고기를 직접 낚아 회를 떠 먹을 수 있었다. 매일 저녁이면 낚시 이벤트가 열렸는데, 대어를 낚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경품을 덤으로 주기도 했다. 굳이 바다나 강으로 나가지 않고, 도심 한복판에서 싱싱한 횟감을 바로 낚아 먹는다는 콘셉트는 곧장 소문을 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 방송 3사 교양정보프로그램을 독식했다.

하지만 채 3년을 넘기지 못했다. 영업이 잘되지 않아 문을 닫고 가게를 내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물주가 부도마저 냈다. 임대보증금, 권리금도 한순간에 다 날아가게 될 판이었다. 이렇게 망치로 머리를 연이어 두 대 세게 얻어맞은 고통 속에 인생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무너지려는 순간, 다행히 지인 한 사람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사정이 딱하니 내가 사주마." 시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약간의 돈을 가지고 나왔다.

마산 무학산 밑자락. 물 맑고 공기 좋아 백숙 맛있기로(?) 소문난 서원곡 계곡에 살포시 자리 잡은 '맑은 농장'. 이 집 역사를 이야기하는 데 빠질 수 없는 것이 주인 이성철(38) 사장의 '바다루' 실패담이다. '바다루' 실패라는 정신적 기반 위에 '맑은 농장'이 자리 잡고 있으니 말이다.

이성철 사장은 이 돈을 가지고 귀산동에 오리 훈제 바비큐를 전문으로 하는 '맑은 농장'을 차렸다. 친구네 식구들이 운영하던 횟집 건물을 임차해 마련한 것이었다. '맑은 농장'은 2008년 마창대교 개통과 함께 소위 '대박'을 쳤다.

   

도심을 살짝 벗어난 드라이브 코스에 자리 잡은 지리적 환경, 마창대교와 조용한 밤바다를 내려다보며 먹는 음식, 한창 참살이 음식재료로 각광받던 오리로 만든 요리…. 손님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음식 가격에 상관없이 숯불에 고구마와 감자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했다. 오리는 공장 가공육을 쓰지 않고, 손수 키운 생오리를 잡아다가 직접 참숯에 훈연시켜 손님상에 냈다. 훈제 오리 연구에만 꼬박 3개월을 매달렸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어느 정도 돈이 쥐어지자 임대를 접고 직접 내 가게를 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무학산 맑은 농장'이다. 이런 '맑은 농장'은 도내에 모두 세 개가 있다. 창원 귀산, 마산 서원곡, 거제. 귀산은 현재 이성철 사장 이후 이를 인수한 사람이 운영 중이고, 마산 서원곡은 이성철 사장이 직접 운영한다. 거제는 이성철 사장 밑에서 일하던 직원이 거제로 가 따로 점포를 냈다.

이성철 사장이 운영하는 무학산 맑은 농장이 앞으로 주력할 메뉴는 '산더미오리철판구이코스'다. 여기에는 산더미오리철판구이, 오리만두, 오리탕이 곁들여진다.

   

메인 요리인 '산더미오리철판구이'는 일반적인 오리 주물럭에 산더미처럼 쌓아올린 신선함 가득한 갖은 채소를 더해 볶아먹는 메뉴다. 일반적인 오리주물럭에는 부추가 주로 들어가는 데 반해, 이 집은 '깻잎'을 기본으로 부추, 단호박,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당근, 파 등 다종다양한 채소가 입맛을 돋운다. 특히 '깻잎' 특유의 향과 오리주물럭 간 향미의 조화를 꾀했다. "주물럭 양념에 깻잎 향이 은은하게 배어들어 한층 감칠맛을 돋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혹시나 남아 있을 오리 군내는 제거하고, 깻잎 향미를 돋워 알싸하게 먹을 수 있죠."

깻잎은 시중에서 파는 것과 다르게 이상하리만큼 향이 강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우리 집에서 쓰는 깻잎은 모두 장모님이 손수 재배해 보내주십니다. 어머니가 딸 먹이려고 정성껏 길러냈으니 맛과 향이 뛰어날 수밖에요."

   
  오리 주물럭에 갖은 채소를 넣어 볶아 먹는 산더미오리철판구이.  

겉으로는 붉은 기운에 매운맛이 강하게 돌 것 같은 주물럭 양념은 실제 조리를 하고 나면 매운 기운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대신 독특한 감칠맛이 구미를 당긴다. 이는 2개월 동안 노력 끝에 완성된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먹어도 맵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고춧가루, 마늘, 양파, 간장 등 모두 10여 가지 천연재료만으로 맛을 냈습니다. 화학조미료는 매운맛은 맵게 짠맛은 짜게 특징지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혀 들어가지 않아 믿고 먹을 수 있습니다. 매운맛을 원하시는 분은 맵게 해달라고 주문할 때 따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아무리 그래도 붉은 기운이 강한 칼칼한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입에서나 속에서나 은근히 불이 나기 마련이다.

이러한 화기를 잡아주는 데 '오리 만두'와 '오리탕' 만한 것이 또 없다. 그 중에서도 오리탕이 눈에 띈다. 다른 집 오리탕이 흡사 잔칫날 먹는 소고깃국에 소 대신 오리가 든 형태를 띠는 데 반해, 맑은 농장이 내놓는 것은 마치 곰국처럼 뽀얀 국물이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맵싸한 메인 요리를 먹고 또 자극적인 짠맛을 더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오리뼈로만 뽀얗게 국물을 내 뒷맛이 깔끔하게 떨어지도록 맞췄습니다."

   
  오리뼈를 우려 낸 국물에 대파, 대추 등을 넣어 향을 돋운 '오리탕'.  

오리뼈는 시간 조절과 불 세기가 생명이다. 이를 제대로 맞추지 않으면 뼈가 타 쉬이 국물이 검게 변하기 때문에 감시를 한시도 게을리할 수 없다. 많은 노력을 통해 우려낸 뼈 국물에 대파, 마늘, 대추, 팽이버섯을 넣어 향을 돋운다. 간은 따로 내놓는 소금으로 하면 된다. 맛이 여느 소 곰탕 못지않다. 독특하게도 첫 맛이 구수하다면 뒷맛은 고소하게 떨어진다.

무학산 맑은 농장은 원래부터 '가든' 형태로 지어져 넓은 대지에 건물만 4~5동이 넘는다. 여기저기 빈터도 많아 다양한 공간 활용이 필요하다. 이성철 사장은 이를 앞으로 외식과 놀이가 함께 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음식을 파는 공간 아래에는 테이크아웃 커피점도 열어 운영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작은 풀장이 하나 있는데, 이를 여름에는 풀장, 겨울에는 아이들 썰매장으로 만들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습니다." 귀산에서와 마찬가지로 무학산 맑은 농장 입구에도 늘 가마솥 장작불이 피워져 있다. 옆에는 알루미늄 포일로 정성들여 싼 감자가 한 상자 놓였다. 모두 방문객들을 위한 배려다. 음식이든 사람이든 모두를 만족하게 할 줄 아는 배려가 돋보이는 집. '무학산 맑은 농장'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가마솥 장작불에 알루미늄 포일로 싼 감자를 구워 먹는 맛 또한 쏠쏠하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바비큐류> △모둠스페셜A 5만 원(4인 기준) △모둠스페셜B 2만 5000원(2인 기준) △오리바비큐 2만 5000원(2인) △삼겹바비큐 2만 원(2인) △등갈비 3만 5000원(2인) △소시지 1만 5000원(2인) <생고기류> △생오리스페셜 2만 2000원 △생오리 2만 원 △생오리 가슴살 2만 4000원 △생오리 목살 2만 2000원 <양념고기류> △오리탕 대 3만 2000원, 중 2만 4000원, 소 2만 4000원 △산더미철판구이코스 대 3만 5000원, 소 2만 5000원

◇위치: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468번지. 055-221-5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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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