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랗게 뻗은 다리 그 위용에 주눅.

마산에서 해산물하면 어시장이다. 늘 철에 맞는 해산물이 가지가지로 푸짐해 마산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아니 어쩌면 더 자주 싸고 맛있는 횟거리 때문에 어시장을 찾는다. 어시장은 이들이 오가며 내뱉는 소리로 늘 왁자지껄하다. 생기가 돈다.

하지만 정작 어시장이 있는 쪽에서 큰길을 건너 등대가 선 남성동 바닷가에 게요리로 유명한 집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와 맞닥트린 옆으로 횟집이 즐비하게 늘어섰는데 그 중에 등대로 들어서는 어귀에 있는 전망대 횟집(대표 김성환)은 미식가들 사이에선 게요리로 잘 알려진 곳이다. 전망대 횟집은 2층에 자리잡고 있어 등대는 물론 마산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문앞에 있는 큰 수족관엔 크다고 표현하기에도 모자라는 킹크랩(왕게)과 영덕대게, 우리가 흔히 로브스터라고 하는 바닷가재까지 한가득 차있다. 그 중에 왕게는 어른손 두 개를 나란히 놓은 것만큼 큰 몸통 때문에 한번 놀란다.

기다랗게 뻗은 다리는 굵기까지 해 그 위용이 대단하다. 한 마리에 5㎏까지 나가는 놈도 있으니 직접 안 보고서야 크기를 짐작하기 힘들다. 그 큰놈으로 해내는 요리를 먹고 나면 또 놀란다. 전망대 횟집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가 왕게를 삶아낸 것과 게살을 발라내 튀긴 요리다. 횟집을 들어설 때는 ‘저런 걸 어떻게 먹나’싶지만 쪄내고 튀겨낸 왕게를 맛보고 나면 그런 말은 쑥 들어간다.

웬만한 닭발 굵기인 튀김은 부드럽고 쫄깃쫄깃 씹히는 게속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앞뒤로 뒤짚어 가며 30분을 쪄낸 요리도 어른손가락 굵기 만한 게살을 발라먹는 맛이 일품이다.

살아있는 게를 바로 삶아 내거나 튀겨내기 때문에 껍데기에 속살이 붙지도 않고 한번에 쏙 떨어져 나온다. 한마디로 먹을 게 많다. 삶아낸 왕게의 경우 내장을 따로 모아뒀다가 갖은 양념에 밥을 볶아 내놓는데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왕게를 들여왔다. 근처 가게에도 김사장이 직접 왕게를 납품한다. 몇 해째 여러 가지 게를 취급해온 김 사장은 “지금까지 취급해본 게 중에 양이나 속살의 질, 그리고 가격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말한다.

왕게는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캄차카 등 수온이 낮은 청정해역에서 서식하는 자연산 게다. 보통 마리당 2㎏에서 5㎏정도 나간다. 미네랄과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과 칼로리는 낮아 미식가들에게 사랑받는 요리다. 죽은 게는 맛이 없다. 그래서 전망대 횟집에서는 살아있는 게를 바로 요리한다. 약한 불에 쪄내기 때문에 요리를 먹는데 30분이 걸린다.

왕게는 2㎏을 기준으로 튀김이나 삶아낸 요리가 모두 10만원이다. 보통 2㎏이면 4인가족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여기다 밥을 볶아내고 싱싱한 해산물이 요리가 익는 동안 나와 푸짐하다. (055)244-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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