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 기자가 만난 사람] 하성식 함안군수

통합 창원시와 함안의 통합을 주장했던 하성식(60·무소속) 함안군수가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 보궐선거 후보의 ‘도청 마산 이전’ 공약에 대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 창원시가 통합 후유증이 극복되고 나면 함안군과 통합할 생각을 할 것이라며 기존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함안군은 1인당 GRDP(지역내 총생산) 5만 달러를 넘어섰다. 1인당 GRDP가 10만 달러가 되면 인구 20만 도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 군수에게 행정의 개념은 ‘공무원들이 돈(세금)을 아껴 쓰고, 돈을 꼭 써야할 곳에만 쓰는 일’이다.

-군정 맡은 지 2년 5개월 됐는데, 가장 큰 성과는.

“큰 성과는 공무원들한테 세금 인식을 정확히 심어준 것. 사회단체 보조금도 없앴고, 행사도 간소화하고, 유사한 행사는 통합하고. 잘 안 된 건, 농업 문제…정부가 정말 엉터리라. 김영삼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200조 원을 농업 분야에 퍼부어도 투입한 효과가 전혀 없다. 정부가 전체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주장했던 창원시와 함안군 통합이 무산됐는데, 지금 생각은.

“마산 시민 대부분이 함안과 통합 못한 거 후회하고 있다. 마산과 함안, 진해와 창원이 통합되는 게 낫지 않았을까.”

경제 관념이 투철한 하성식 함안군수는 취임한 이후 가장 큰 성과는 공무원들한테 세금 인식을 정확히 심어준 것이라고 자신했다./사진 박일호 기자

-마창진이 이미 통합 됐는데, 함안군과 통합이 가능한가.

“실제 창원시 GRDP가 함안군 GRDP 절반밖에 안되는데 이걸 함안군민도 모르고, 창원시민은 더 모른다. 함안군 GRDP가 5만 달러다. 경남도내 시군 다 합쳐서 1등이다. 창원시가 통합 후유증이 극복되고 나면 함안과 통합 생각하지 않겠나.”

-홍준표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가 ‘도청 마산 이전’을 얘기했다.

“도청 이전? 그건 생각하면 안 된다. 겨우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 갈등 봉합되고 있는데, 지금 불쑥 (도청 이전 문제를)던져가지고 어떻게 하자는 건가. 지역갈등 일으켜야 득표 전략에 유리하다 판단한 것 같은데, 가능하다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도의회가 찬성하겠나? 찬성하는 의원들도 표 의식해서 하는 소리지, 정상적인 사람은 안 그렇다.”

-함안군의 미래 성장 동력은.

“역시 제조업. 함안산업단지가 활기를 띠고 있다. 외국 기업도 유치를 해야 되고. 일본에서 투자유치 설명회 했는데, 그 자리에 가보니 일본 기업 사장들도 한국 전기요금이 일본 전기요금의 40%도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더라고. 그게 다 원전(원자력발전소) 덕인데. 그것도 모르고 원전 없애라는 사람 있고, 참 희한한 사람들 많다. 친재생에너지 시설 만들려면 지금 원전 짓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원하는 만큼 전력도 얻지 못한다.”

-경제적 마인드만 가지고 비용 측면만 중점적으로 보는 건 아닌가.

“좋은 환경도 물려줘야 되지만 후손들에게 빚을 남기면 안 된다. 정치하는 사람들도, 대선 후보들 모두 후손에 빚 남겨줄 꾀만 내고 있다. 무상교육이라든지…그건 아니거든. 예산 형평 따라 해야 된다. 함안군은 재원 되기 때문에 무상급식 한다. 정치인들 중 재원 어떻게 마련할지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예를 들어 전국에 산재한 지방공항들, 그때 통과시킨 국회의원들 실명제 붙여가지고 그 가문 초망신 시켜야 된다. 뻔히 알면서도…(추진했다). 밀양 신공항도 할 필요 없다. 적자가 뻔하다. 그걸 누가 책임 지나.”

-내년 교육경비를 33.4%로 증액했는데, 목적은.

“우수 명문고등학교 육성해 서울 진학 비율 높이는 것. 기업인들이 함안에 정착하면 주거와 교육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주거는 아파트 계속 짓고 있다. 교육이 좀 더 활성화돼야 한다. ‘아 나도 함안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 들도록 하려면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함안고(공립), 칠원고(사립)를 명문고등학교로 육성하고 있다. 한 학교에 5억 원씩 격려장학금 준다. 지금 중학교 성적이 40% 이내에 들어야 함안고에 진학할 수 있다. 내년엔 성적 30% 내 학생만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거다.”

   

-‘500억 장학재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대법원 재판 끝나고 100억 원 지원했고, 올해 100억 원 지원했고, 임기 끝나고 나서도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월급 2억 8000만 원, 주민복지에 쓴다고 했는데.

“주민복지과에서 복지사각지대에 다 사용하도록 했다.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자력으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복지가 돼야 한다. 무조건 퍼부어주는 복지는 안 된다.”(표 ‘군수 급여 지원 내역’ 참고)

-함안 공설화장장 건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현실은 안 그런데, 표현 못하는 답답한 측면이 있다. 백지화하고 하지 말라고 내가 했다. 반경 1킬로미터 내 주민들이 동의하면 추진해라 했는데, 잘 안됐다.……화장장 건립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주민이 아무 갈등 없이 진심으로 원하면 그때 가서 바로 건립할 생각이다.…이런 갈등은 정치권 책임 50%, 주민 책임 50%다. 다음에 한 번 더 (단체장을)해먹으려니까 이리하지도 못하고 저리하지도 못하고, 주민들에게 확실한 대답을 못하는 거다. 난 아니다.”

-함안군에 현재 가장 취약한 부분은.

“관광. 작년에 관광개발계를 만들었다. 가야문화권 유적 유네스코 등재 추진 중이다. 아라가야 고장이니까. 가야문화권 시장군수협의회에서 1조 원 정도 사업비를 들여 특정지역 개발하는 건데, 함안이 빠져있었다가 최근 들어가게 됐다. 15일 경남, 경북, 전남, 전북 시장들이 유네스코 등재 본격화하는 모임에 함안군도 참여했다.…아라가야 처져 있는 이유가, 금관가야는 대통령 난 동네니까 (정부 지원)퍼붓고, 대가야는 박근혜 후보 지역구니까 퍼붓고. 아라가야는 별 사람이 없으니까(지원 안해주고)….”

-기업과 행정, 어떤 차이가 있나.

“완전히 다르다. 기업은 사원 모두 생각이 같다. 이윤창출. 분배가 문제 될 수는 있지만, 연령도 20대부터 50대까지. 군정은 사람들 생각도, 연령도 훨씬 범위가 넓다. 서로 상반된 의견 조정하는 것, 가장 어렵다. 내 생각엔 기초단체장 없애야 한다. 관선으로 해야 된다. 전국이 모두 선거 바람에 패가 나눠져 가지고. 참.”

-군수 임기가 끝나면 다시 기업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다시 회사로 가야지. 아무런 미련 없다. 메세나활동 좀 더 도와주고, 복지사각지대 사람들 찾아서 기업체와 1대 1로, 한 기업 한가정 책임지기 추진할 생각이다. 함안군 내 2500개 기업이 2500가정 어려움 해결해주는 일들 하고 싶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